▶ 2008년의 인물: 손창묵 박사
▶ 11월 선거서 미 사상최초 한인 주 재무장관 탄생 예고
“2월 중순 출사표…2% 한인인구 똘똘 뭉쳐 새 역사 창조를”
“2008년은 한인사회 모두가 승리하는 해가 될 겁니다.”
워싱턴주 수석 경제고문 손창묵 박사가 새해 원단(元旦)에 던진 화두는 ‘승리’였다.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전쟁과 같은 ‘삶의 현장’에서 한인들이 승리를 거두자는 간절함 염원을 담았다. 더불어 오는 11월4일 선거에서 한인으로 역사상 첫 주 재무장관에 기필코 당선되겠다는 자신의 각오도 다졌다.
손 박사는 “내가 주 재무장관에 당선되면 미국에서 국민들이 뽑는 선거에서 주 단위로는 첫 선출직 한인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내 한인 정치1번지인 서북미 지역에서 신호범, 임용근 주 의원과 박영민 페더럴웨이 시장 등 한인 정치인들을 배출했지만, 주 전체를 아우르는 선거에서 당선된 경우는 아직 없다.
손 박사가 당선되면 한국 이름과 얼굴, 액센트를 그대로 사용하는 순종 이민 1세대가 백인들이 형성하고 있는 미 주류사회에 우뚝 올라서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워싱턴주 뿐 아니라 미 전역 한인들이 똘똘 뭉쳐 손 박사를 밀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손 박사는 연세대(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9년 미국으로 유학,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77년부터 84년까지 오리건주 경제고문을 거쳐 84년부터 현재까지 24년째 워싱턴주 경제고문을 지내고 있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경제 분석과 전망분석으로‘리틀 그린스펀’으로 불리는 그는 워싱턴주 경제뿐 아니라 한인단체 등에도 경제 문제 전반을 자문해왔다.
워싱턴대학(UW) 한국학 돕기 캠페인과 PI뱅크 설립 등 한인사회에도 남다른 기여를 해오고 있다.
손 박사는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정례 경제-조세 전망 보고를 마지막으로 수석경제고문 직에서 물러나 주 재무장관 직의 민주당 후보로 공식 출사표를 던진다. 굳이 한국정부 직제로 따지자면 청와대 경제수석에서 경제부총리로 나서는 것과 같다.
이를 시작으로 8월19일로 예정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본격 돌입한다. 현재 경선 라이벌은 5선의 짐 매킨타이어 하원의원으로 지난 9월 이미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4반세기 가까이 워싱턴주 경제를 책임져온 손 박사에 비해 지명도는 한참 떨어지지만 백인이 82%를 차지하는 워싱턴주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인 만큼 ‘정통 백인’인 매킨타이어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때문에 워싱턴주 전체 인구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인들이 하나로 뭉쳐서 필승전략을 세워야만 이길 수 있다.
손 박사는 “투표권을 가진 한인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카운티에 선거등록을 한 뒤 투표 당일 직접 또는 우편으로 투표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영주권자도 가능하면 시민권을 따서 투표에 참여하고, 아는 미국인 등에게도 지지를 부탁해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후보경선부터 투표방식이‘제한 예비선거(Closed Primary)’방식으로 바뀌어 주의가 요망된다. 손 박사에게 표를 주려면 투표지에 우선 민주당원이거나 민주당 지지 의사를 표기해야 한다. 공화당을 지지한다는 표기를 해놓고 재무장관만 민주당인 손 박사를 지지하면 무효가 된다. 즉 지지정당과 그 정당의 후보를 동일하게 지지해야 한다. 물론 11월 본선에선 지지정당과 지지후보가 달라도 상관없다.
손 박사는 “인구에서 열세인 한인 후보가 주류 백인 후보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TV 광고, 선거조직 가동 등을 위해 100만 달러 정도의 선거비용이 예상된다”며 한인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손 박사는 공식 후보등록 후 후원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모금운동에 나설 예정인 데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는 개인당 2,800달러, 부부 합산해 5,600달러까지 후원금을 낼 수 있다.
손 박사는 “워싱턴주의 한인인구나 경제규모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그에 걸맞게 한인의 권익을 대변할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는 만큼 이에 대한 디딤돌 역할을 하려는 것도 또 하나의 출마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 재무장관 직은 정치인이 아니라 경제전문가가 맡아야 할 자리지만 예비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이번 선거는 내 자신뿐 아니라 한인 모두가 치르는 선거이고, 승리할 경우 한인 모두가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해 경제전망과 관련, 손 박사는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 다른 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실한 성장세를 구가해온 워싱턴주도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11월을 기준으로 워싱턴주의 전체 주택거래 액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31%나 급감했다. 또 11월의 부동산 거래량도 전년 동기대비 22%나 줄어들었다. 킹 카운티 27%, 스노호미시 24%, 피어스 30%, 스포켄 26%가 각각 감소했다. 전년대비 거래량 감소 추세는 8월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는 “거래된 주택가격의 합을 거래량으로 나눈 수치도 11월에 전년 대비 12%나 떨어졌다”며 “이는 부동산 가격 자체가 하락하고 있다는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개인적으로 2008년에도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2009년에나 다시 반등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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