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무시”vs “사사건건 간섭”대립
29일 주총이 분수령, “주식 사겠다”사라져
이사회가 김영진 행장을 전격 해임한 후 유니뱅크의 내분과 주주 동요 등 파행운영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체 이사 9명 가운데 김 행장 반대 쪽이 5명, 지지 쪽이 4명으로 첨예하게 대립해 추후 양측간 공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감정대립, 힘겨루기가 사태 촉발
김 행장을 반대하는 이사들은“투명성과 정직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행장과 일부 이사간 감정 대립과 힘겨루기가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다는데 이의는 없다.
이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김 행장이 이사회 동의를 구하지 않는 등 직권 남용과 독단 경영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은행이 급성장한 것도 재무, 대출심사, 감사 등을 맡은 임직원들이 노력한 결과인데 김 행장이 공을 독차지하려 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반면 김 행장측은 행장 재량권내에서 이뤄질 수 있는 일조차도 이사들이 사사건건 간섭했으며 이들이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기 위해 이번 사태를 이끌어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미 차기 이사장, 최고경영자, 행장까지 내정돼 있다는 설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김 행장이 준비기간을 포함해 26개월간 8만 마일을 뛸 정도로 열심히 일했는데 가스비를 많이 썼다며 일부 지역을 벗어날 경우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이사들이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주문을 해왔는데 김 행장이 이를 거절해 미움을 샀다”고 말했다.
임시 주총서 행장측 반격 예상
이사회가 행장 해임안을 5-4의 표결로 강행했지만 양측간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고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는 게 중론이다. 1월29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이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많다. 최종 안건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임시 주총에선 김 행장 반대편의 선두주자인 마크 맥도널드 이사의 재신임 문제가 걸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행장측은 4명의 지지 이사를 포함해 소액주주 등의 힘을 기반으로 맥도널드 이사를 불신임하고, 대신 김 행장에 호의적인 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김 행장측 관계자는 “전체 220여 주주 가운데 상당수가 주식 가치를 2배 가까이 올려준 김 행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김 행장이 현재 70%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김 행장측의 구상대로 임시 주총에서 신임 이사가 선임될 경우 다시 이사회를 소집해 3일 결정된 사항을 무효화하고 김 행장을 다시 복권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 사자’ 주문 사라져
유니뱅크 사태로 고객들의 예금인출 등 우려할만한 일은 현재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주식거래가 끊기는 등 일부 주주들의 동요가 일고 있다.
현재 주당 18.50달러인 유니뱅크 주식은 3일까지 18.25달러에 사겠다는 주문과 19달러에 팔겠다는 주문이 있었으나 김 행장 해임 소식이 알려진 4일 현재 사자 주문이 사라졌다. 은행 관계자는 “상장되지 않았지만 장외거래가 되는 유니뱅크 주식은 좋은 실적 때문에 살려는 사람이 많았으나 팔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가 주가하락과 고객 예금 인출 사태로 이어질 경우 은행 생존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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