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청사 행사장 너무 좁아 참석자 초과달성 빛 바래
일부 노인참석자들 먼 길 왔다가 자리 없어 되돌아가
‘제1회 한인의 날’ 행사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종교계였다. 형제교회13대, 타코마 새생명교회 5대 등 행사장에 동원된 48대 버스 가운데 70% 이상이 교회와 천주교회에 투입됐다.
타코마 제일침례교회, 온누리교회, 연합장로교회, 성 정하상 바오로 한인천주교회ㆍ성 김대건 안드레아 천주교회 등 한인교회와 성당들은 인원 동원뿐 아니라 행사비용까지 후원했다.
총영사관은 행사지원금 외에 본국에서 공연단체 초청을 주선했고, 식후 리셉션에서 상영한 홍보동영상을 워싱턴DC에서 공수해왔다. 권찬호 총영사는 한인교회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행사 참석을 요청하는 등 이번 행사를 위해 가장 많은 발품을 팔았다.
대한부인회, 여성부동산협회, 한미여성회, 한인학부모협회, 서북미해병대전우회, UW 한인학생회 등은 행사 당일 진행요원으로 자원, ‘숨은 조연’으로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행사준비위원회 한원섭 사무총장은 “워싱턴주 한인역사상 종교계, 사회단체 등이 이처럼 하나가 된 적은 처음”이라며 감사했다.
주청사 역대 2번째 많은 인파
○…이번 한인의 날 행사는 올림피아 주청사에서 치러진 행사 가운데 역대 두번째로 많은 인원을 기록했다.
주청사 관리인인 잰 존슨과 진 잭슨씨는 “카운터기로 인원을 파악했는데 중복체크도 있겠지만 3,500~4,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9년 전 괌, 사이판 등 태평양 섬 주민 행사 때 6,000여명을 기록한 이래 가장 많은 참가자 수”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합창단 하모니 돋보여
○…시애틀지역 한인교회 연합 성가대로 구성된 500여명 규모의 합창단은 이번 행사의 백미였다. 여성 단원들은 한복차림으로, 남성 단원들은 검정 양복에 빨간 넥타이로 통일을 이뤘다. 대규모 합창단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연습의 결과로 전문 합창단 못지 않는 하모니와 선율을 선보였다.
특히 지휘자인 원준영 타코마새생명교회 전도사는 현란하고 카르스마 넘치는 지휘로 참석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한인 방송인 등 스타 총출동
○…이날 행사 사회를 본 KOMO-TV 앵커 매리 남, 스포켄지역 KXLY방송사 기자 쟈넷 오, 이승영씨 등도 돋보였다. 이것 저것 다 넣다 보니 엉망이 된 행사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인 재치와 기지를 발휘해 본 행사를 그나마 매끄럽게 진행했다는 평을 들었다.
입양인 가족들도 참석
○…한국 어린이를 입양한 미국인 가족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아들 티모시 동민(2)군을 한국에서 입양한 제임스 랜데이 씨는 “어리지만 아들에게 모국을 알려주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며 “이렇게 많은 한인이 모인 것을 보고 놀랐으며 한인 커뮤니티가 이렇게 큰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장현식씨 자원봉사 점심 대접
○…전 태권도협회장인 장현식씨 부부는 이날 행사 후 자원봉사자 및 행사진행 요원 100여명분의 점심 식사를 준비해와 제공했다. 장씨 부부는 “이렇게 뜻 깊은 행사를 위해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변변치 못하지만 점심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노인들 자리 없어 발길 돌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할 점 등도 적지 않았다. 크리스 그레고어 주지사가 끝내 불참한 점도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행사관계자는 “한 달 전부터 참석을 요청했지만 다른 행사 때문에 결국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행사장이 너무 비좁아 많은 참석자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특히 스노호미시ㆍ페더럴웨이ㆍ타코마ㆍ시애틀 등 4개 노인회 회원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행사에 참석했지만 자리가 마련되지 않아 상당수는 행사 자체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점심으로 마련한 2,500여개의 샌드위치도 제대로 배분되지 않았고, 행사 팜플렛도 턱없이 부족해 항의를 받기도 했다. 특히 한인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적었고, 주요 인사들을 소개하거나 인사를 하는데 치중됐다는 지적도 많았다.
벨뷰에서 온 손병갑(43)씨는 “아이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참석했는데 제대로 구경조차 못했고, 공치사하려는 사람들만 본 것 같다”며 “내년부턴 기념식과 한인들이 대규모 참석하는 축하행사를 분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비용 당초 계획 초과
○…준비위원회측은 당초 행사비용으로 6만 달러를 예상했으나 기탁금이 이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팜플렛에 일부 지원자들의 명단이 빠져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원섭 사무총장은 “분야별로 나눠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일부 후원자들의 명단이 빠지고, 팜플렛 구성에도 문제가 많았다”며 “조만간 신문광고 등을 통해 후원자 명단을 모두 밝히고, 감사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황양준ㆍ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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