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과 클린턴과 부시와 한인학생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워싱턴은 거짓말 할 줄 몰랐고, 클린턴은 진실을 말할 줄 몰랐으며, 부시는 그 차이를 모른다. 한인학생은 그 차이를 안다 하더라도 발표할 줄 모른다.
지난해 6월 “대학생 저널”에 기재된 미국 교수들의 눈에 비친 한인대학생들 설문조사는 한인학생 절대다수가 발표력이 부족하다며 몇 가지 사항을 지적했다. 토론식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말 한마디 안하고 뒷전에 앉아 있어도 간섭 받지 않는 대형 강의를 선호한다. 교수가 절대적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그 앞에서 주눅이 들어있다. 비판적 사고의 부족으로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생각에 쉽게 동화되거나, 토론 할 때 남의 의견에 휩쓸리어 자신의 아이디어는 뒷전으로 움츠린다. 대화할 때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지 않는 다.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저작권 보호가 되어있는 정보들을 학생들간에 서로 공유할 뿐만 아니라 에세이 과제물에 출처를 밝히지도 않고 인용한다.
한인학생들의 우수성과 부모들의 교육열은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유명대학 진학률이 그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 아시안 계열 학생들이 많은 UC-버클리, UCLA, MIT, 스탠포드, 하버드, 스와스모어, 포모나, 그리고 UW 캠퍼스들의 한인 신입생 입학률은 다른 어떤 소수민족 계 보다 높다.
하지만, 연방 인구 조사국의 발표에 따르면, 한인 남학생의 대학 졸업율은 인도, 중국, 태국에 뒤져있고, 여학생은 인도, 필리핀, 중국, 일본에 밀려있다. 매년 발행되는 전국 대학 우등생 명단에도 한인학생들의 숫자는 중국과 일본에 뒤쳐진다.
졸업율과 학업성취도가 타민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민족 정서로 인한 발표력 부족과 학생들간에 떠도는 “족보”(타인의 시험지, 논문을 입수, 재정리 한 것)로 인한 비판적 사고능력 부재가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말없이 열심히 강의를 듣는 것과 교수에게 공손한 것이 한국에서는 인정 받을지 몰라도, 각자의 생각, 판단, 의견을 스스럼 없이 드러내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미국 대학에서는 식물인간으로 취급 받을 수 있다.
식물인간으로 도태되게 만든 것은 한인학생들의 피 속에 뿌리 깊이 스며든 다변(多辯)을 경계하고 눌변(訥辯)을 권장하는 공자의 말이다. 말을 잘하고 얼굴을 잘 꾸미는 사람은 인(仁)이 부족하고, 말을 삼가는 것은 인에 가까워지는 조건이다. 결국, 인이란 말을 참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학은 자아표현을 억제하면 홧병이 된다고 경고하고, 대학은 그런 학생에게 낙제점수를 준다.
중국 명나라 말기의 책 채근담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 마음속에는 저마다 하나의 참된 문장 즉 이성(理性)이 있으나 모두 옛사람들의 부스러기 글 때문에 갇혀 있고, 저마다 한 가닥의 참된 음악 즉 감성(感性)이 있으나 모두 요사스런 노래와 요염한 춤 때문에 묻혀있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외부의 낡은 지식, 요염한 노래와 춤들을 쓸어내고 묻혀있는 자기 본래의 마음을 찾아야만 비로소 참된 보람을 얻게 될 것이다.
식물인간을 만드는 공자의 말은 잊어야 하고 도넛 같은 동공 현상을 가져오는 족보는 불에 태워야 한다. 둘 다 “자기 본래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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