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재단 내홍 및 행사 주도권 싸움 잔여금 문제로 불똥
준비위원회, 결산보고회서 차기 위원회에 일단 이월 결정
워싱턴주 제1회 한인의 날 기념행사 경비 중 잔여금 처리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준비위원회 구성 등 행사를 사실상 주관했던 한인재단의 내홍에다 제2회 행사 개최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한인 단체간 마찰이 결국 잔여금 처리 문제로 불똥이 튄 것이다.
한인의 날 준비위원회(위원장 오준걸)는 25일 저녁 결산보고회를 갖고 행사 총수입금 7만4,850달러 가운데 5만7,239달러를 사용하고 현재 1만7,610달러가 남아 있다고 발표했다. 준비위원회는 “팸플릿의 광고나 후원자 명단에서 빠진 일부 업체와 개인에게 환불해주고 당초 기부를 약속했던 일부 단체가 기부를 이행하지 않는 등 당초 8만 달러 이상으로 예상했던 수입금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곧 이어 잔여금 처리 문제를 놓고 4시간여에 걸쳐 대설전이 이어졌다. 오 위원장을 비롯한 준비위원 대부분은 “이 수입은 한인의 날 행사를 위해 기부를 받은 금액인 만큼 한인회를 포함해 어느 단체가 내년 한인의 날 행사를 개최하든 차기 행사 준비위원회로 넘기자”고 주장했다.
반면 한원섭 사무총장은 “한인회가 내년 행사부터 개최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나선 상태에서 이를 반대하지는 않겠다”며 “다만 잔여금 문제는 추후 더 많은 한인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하자”고 반대했다.
결국 한 총장이 자리를 뜬 후 나머지 준비위원들은 잔여금을 차기 준비위원회로 넘기기로 만장일치 가결했다.
하지만 잔여금 문제가 최종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우선, 잔여금은 준비위원회 결성 당시 위원회 명의로 은행계좌를 열 수 없어 행사를 주관한 한인재단 명의의 계좌에 입금돼 있다. 때문에 이 돈을 인출하려면 한 총장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서 한인재단 워싱턴지회 회장인 한 총장은 한인의 날 행사 개최 과정에서 오 위원장과 갈등을 빚어 지난 1월25일부로 한인재단 워싱턴지회 이사장인 오 위원장을 이사장 직에서 해임했다.
오 위원장은 잔여금 처리를 위한 별도의 은행 계좌개설을 위해 ‘한인의 날 행사 재단(Korean American Day Celebration Foundation)’을 만들어 정식 등록 했다. 이어 지난 1일부로 유니뱅크의 한인재단 계좌에 입금돼 있던 잔여금 가운데 1만7,000달러를 인출, PI뱅크에 이 재단 명의의 계좌를 만들어 CD 등으로 나눠 입금했다.
이에 대해 한 총장은 25일 유니뱅크를 찾아가 “계좌 책임자인 내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이사장에서 물러난 사람에게 돈을 인출해주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력 항의, 은행측이 일단 은행 돈으로 다시 입금시켜주는 일이 발생했다.
한 총장은 보고회에 앞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한인회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잔여금을 줄 수는 없다”고 못박고 “한인들의 중지를 모아 한인사회의 좋은 일에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위원회는 임시 기구일 뿐 1회 행사는 한인재단이 실질적으로 주도했으며, 행사 기부금도 한인재단 명의의 계좌를 만들어 관리해왔고 행사 관련 모든 계약도 한인재단 명의로 해왔다”고 강조했다. 한 총장은 “만일 행사에서 적자가 났더라면 적자 액에 대한 법적 책임도 한인재단이 지도록 돼있는데 한인회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내년 행사부터 개최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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