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한인들, 패배에도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
탄식→탄성→아쉬움의 한판 드라마로 승화
“그래도 빛나는 명승부였다”
서북미지역 한인들은 23일 밤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한ㆍ일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연장전 끝에 일본에 분패했지만 선전한 한국팀에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서북미 지역 한인들은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 이어 이날도 대규모 단체 응원전을 펼치며 한국팀의 우승을 기원했다.
타코마한인회(회장 이상규)가 이날 밤 타코마 순복음 제일교회 체육관에 마련한 공동 응원전에는 한인 10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집결해 목이 터져라‘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특히 한인회는 북과 쾡과리까지 동원, 응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교회측은 여선교회 주관으로 한인들에게 비빔밥을 제공하며 응원에 힘을 보탰다.
한국팀이 계속 끌려가는 경기를 펼치자 곳곳에서 탄식과 한숨이 쏟아졌지만 9회말 이범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내자 체육관이 떠나갈 듯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들기도 했다. 하지만 10회초 일본 간판스타 이치로가 결승타를 때려 5-3으로 패배하자 아쉬움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한동안 멍하니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한인들은 “마지막 구원투수인 임창용이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왜 이치로에게 그렇게 좋은 볼을 줬는데 모르겠다”고 패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박찬호ㆍ이승엽ㆍ김병현이 빠져 3년 전의 4강을 이룰 수 있을지 회의적이었지만 결승까지 올라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매진한 한국 대표팀을 보며 눈시울이 불거졌다”고 위로했다.
이들은 “세계 어느 게임에서도 이처럼 흥분이 넘친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며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우승보다 빛나는 준우승”이라고 격려했다.
같은 시각 페더럴웨이 토방 한식당에서 열린 시애틀한인회(회장 이광술) 주관 공동 응원장에도 워싱턴주 대한체육회(회장 유상재) 임원과 전ㆍ현직 단체장 등 50여명이 참석해 태극기와 성조기, 짝짝이 등을 흔들며 응원을 펼쳤다.
장현식 전 축구협회장 꽹과리에 맞춰 열성적인 응원전을 펼친 이들은 연장승부 끝에 분패하자 아쉬운 탄성을 자아내며 자리를 떴지만 한국팀의 선전에 찬사를 보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참석자들은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한국 야구가 우리에게 큰 기쁨과 희망을 줬다”며 “이젠 일상으로 돌아가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어려운 경기를 극복해나가자”고 당부했다.
토방 한식당 바로 옆의 ‘K 카페’에는 유학생과 1.5세 한인 야구팬 50여명이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쇼어라인에 새로 오픈한 구이 전문점‘가야’에서도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식당측은 야구 결승전이 열리는 이날 서둘러 개업한 뒤 한인들에게 응원 장소를 제공했다.
정낙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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