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리 호건 MD주지사‘취임 100일’특별인터뷰
래리 호건, 유미 호건 주지사 부부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인사회에 보다 많은 정치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하워드카운티 승리는 100% 한인커뮤니티 덕분
세금 비증액 큰 성과...카지노 확대도 없을 것
주정부 정책결정에 한인들 관심 적어 아쉬워
-취임한지 거의 100일이 되어간다. 주지사로서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만족스러운가? 스스로 어떤 점수를 줄 수 있나?
▲정확히 얘기하면 94일째다, 시작이 아주 좋았고 예상보다 결과가 만족스럽다. 아직 못한 일들이 있기는 하지만 약속대로 취임 100일 안에 하기로 했던 일들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수십 년래에 처음으로 세금 증액을 하지 않았고 챠터 스쿨 개선, 은퇴자를 위한 세금 공제 혜택 등 구체적인 법안들도 통과됐다. 구성된 내각도 훌륭한 팀웍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특기할 만한 점은 메릴랜드 주정부 역사상 최초로 한인 장관을 세운 일이다. 인디안 출신 장관도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한국인 영부인을 탄생시킨 것은 아주 놀라운 일 아닌가?(웃음)
-미처 생각하지 못한 장애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
나는 압도적인 주민들의 지지로 당선됐다. 그들은 주정부가 가는 방향에 대해 식상한 사람들이었다. 변화를 원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주 의회는 오말리 주지사 시절의 8년을 포함 과거에 머물러 변화를 원하지 않는 게 문제다. 너무 많은 정치적 이해타산 때문에 주 정부가 원하는 만큼 기민하고 빠르게 개혁할 수 없다. 이것은 어느 특정 당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마찬가지다. 상식적이고 초당적인 답을 만들어 내야 한다. 메릴랜드의 발전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정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선거 얘기로 돌아가보자. 왜 메릴랜드 주민이나 한인들이 당신을 선출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한국사위다(한국사위란 말을 한국말로 발음했다). 나는 한인 커뮤니티에 깊이 관심을 가져왔고, 식품주류협회, 세탁협회 등 많은 한인 단체들과도 오래 협력해왔다. 한인들은 나를 잘 알고 있다. 아마 하워드 카운티의 한인들이 제일 처음 나의 캠페인을 돕기 시작했을 것이다. 한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은 내가 그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 문화를 아는 주지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아시아계 특히 한인들은 지금까지 미국 주류사회, 혹은 정치와 단절된 느낌을 갖고 살아왔다. 언어적인, 문화적인 괴리감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한인들은 마침 내 자신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문을 열어주는 정부가 탄생한다는 기대 속에 나를 지지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주지사로서 새롭게 펼쳐나가는 정책들이 실제적으로도 한인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리라고 믿고 있고 또 그런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올 초 설 명절을 축하하는 잔치에서 어떤 분이 빌 클린턴 대통령이 흑인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다면 나는 최초의 아시아계 주지사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아시아계 커뮤니티와 아주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평가를 나는 좋아한다. 한국계 주지사 영부인은 물론 최초의 한인 장관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 아시아계 각료가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아시아계 인물들이 주정부에 참여하도록 하겠다. 이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한인사회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메릴랜드주는 요즘 여러 가지 급격한 사회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동성결혼합법화가 그렇고 경마장, 카지노 허용과 마리화나 상용화 등이 그렇다.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가치관을 존중하는 한인들, 특히 기독교 신앙을 가진 한인들은 메릴랜드주의 미래를 걱정한다.
▲메릴랜드주는 미국 내 어떤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리버럴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이 오래 집권하면서 그렇게 됐다. 하지만 그런 사안들은 이미 오래 전에 결정이 난 것들이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 메릴랜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일들에 더 초점을 맞추려 했고 또 선거 캠페인 때 그렇게 유권자들을 설득했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늘리며, 한인 등 소수계 주민들의 권익을 보살피는 일 등이다.
한 가지 약속한다. 내 임기 아래서는 카지노가 더 확대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 언급된 사안들이 내가 주지사가 되기 전에 결정된 일이기 때문에 지금 어떤 개정 시도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한인들은 선거 캠페인 초기에 정말 당신이 당선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 놀랐다. 상황을 반전시키고 선거를 승리로 이끈 ‘리더십’의 비결은 뭔가? 어떻게 난관들을 극복할 수 있었나?
▲먼저 말해 두고 싶은 것은 한인들만이 아니라 그 누구도 나의 당선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마 당선을 처음부터 확신한 사람은 나 혼자였을 것이다.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았다. 나는 23개 주요 카운티 가운데 20개 카운티에서 승리했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결과를 조사해 보니까 공화당계 유권자보다 민주당이나 무소속 주민들이 나를 더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나의 약속을 믿어줬다. 당리당략을 떠나 메릴랜드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선거라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주민들은 메릴랜드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정말 불만이 많았다. 수십 년간 계속 세금은 증액됐고 영세 사업자들은 점점 사업 환경이 악화됐다. 유권자들은 변화를 원했다. 주민들의 그러한 불만을 잘 파악했고 그 문제들을 풀어주고자 애썼다.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많은 민주당계 유권자들이 나를 지지했고 히스패닉, 아시아계, 흑인계 등 대부분의 소수계 주민들도 나에게 표를 던졌다. 메릴랜드주는 무소속 유권자들의 비율이 다른 어떤 주보다도 높은데 이들의 지지도 승리에 큰 힘이 됐다. 왜냐하면 이들은 지금까지 민주당에 표를 던지는 성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투표일을 일주일 남겨두고 하워드 카운티에서 캠페인 했을 때 본 기억을 잊지 못한다. 봉사자들이 도로변에 서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차들 가운데 아시아계 운전자들은 하나도 예외가 없이 경적을 울리거나 엄지손가락을 들거나, 또는 손을 흔들어 지지를 표시해줬다. 그 모습을 보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워드 카운티에서의 승리는 전적으로 한인 커뮤니티의 지지 때문이라고 믿는다.
-한인사회는 메릴랜드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해야 한다고 보는가?
▲보다 많이 주류 정치와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많은 한인들이 ‘한인단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교회 활동도 많이 한다. 그러나 주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는데 한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주 정부의 정책 변화가 주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도 말이다.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큰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나의 작은 목소리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그들의 한 표가 벌써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는가? 보다 많이 유권자 등록을 하도록 격려를 하고 선거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내가 미국 시민이요, 메릴랜드 주민이라는 사실을 보다 진지하게, 그리고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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