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가정 자녀들 어려서부터 보고 듣는 것이 사업
▶ 재미와 관심 토대로 아이디어 구상해 창업으로 연결
플로리다의 지이츠 부부와 세 자녀. 창업에 성공한 아버지 샘 지이츠의 뒤를 이어 자녀들 역시 10살 남짓할 때부터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14살의 맏딸 레이철은 이미 2년 전 창업해 올해 매출이 1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10대에 사장 되는 어린 창업자들]
부모가 하던 사업을 다음 세대가 이어받는 것이 이제까지의 가업 전통이었다. 하지만 창업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창업전성시대에 가업 전통은 그 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다. 창업주들은 자녀에게 회사만 물려주는 게 아니라 창업 정신을 물려주고 있다. 자녀들 스스로 새 회사를 만들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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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창업하고 성공적 기업으로 만든 기업가들 중 자녀들을 창업가로 길러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자녀들 중에는 때로 중학생 때 이미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플로리다, 보카 레이튼에 사는 샘 지이츠(47)는 지난 2003년 터치스윗이라는 회사를 창업한 기업가이다. 자영업자들을 위해 재정 및 테크놀로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사업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어서 지난 2014년 연 수익이 2,800만 달러에 달했다.
그의 세 자녀, 레이철(14), 조단(13), 그리고 모간(9)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오늘 학교 어땠어?”라기 보다 아버지의 사업 이야기이다. 터치스윗의 사업이 어떻게 커지고 있는 지에 아이들은 대단히 관심이 많다. 예를 들면 터치스윗이 최근 캐나다 기업을 인수해서 기존의 미국 내 직원 80명에 42명의 직원이 더해졌다는 따위의 내용들이다.
지이츠 자신이 항상 창업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창업에 나선 것은 변호사로 세법과 협상타결의 전문가로 오래 일하고 난 후였다.
“80년대에는 창업가가 지금처럼 멋져 보이지 않았어요. 당시에 창업자가 된다는 것은 일자리를 못 구했다는 말이 되었지요.”(물론 지금도 그런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그는 맏딸 레이철을 자신의 ‘클론’이라고 부른다.
“레이철은 미국의 어느 가정에서 자라든지 창업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반면에 아들, 조단은 아마도 창업자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단히 명석한 아이이기는 하지만 레이철처럼 유전자 속에 창업 기술이 각인돼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아이가 우리 집에서 자라니 항상 사업 이야기만 하는 것이지요.”
레이철은 창업이라는 말의 의미를 처음 알게 된 것이 5살이나 7살 때 였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부모님 직업이 뭐냐고 물을 때, 의사나 치과의사 같은 게 아니니까, 어떻게 말해야 할 지를 알아야 했어요. 그래서 나는 ‘우리 부모님은 창업가입니다. 자기 사업을 직접 만들었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하곤 했지요.”
지이츠는 자녀들을 어른처럼 대하고 동료에게 하듯 이야기를 한다.
“수년 동안 알게 된 모든 걸 아이들과 나눕니다. 일종의 ‘내가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이지요. 내가 지금 그 지식을 아이들에게 주고 그러면 아이들은 그걸 응용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레이철은 12살 때 자기 회사를 만들었다. 글래디에이터 라크로스이다. 중국에서 수입한 물건들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이 회사의 올해 매출은 1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그는 전망하고 있다.
레이철은 청소년 창업 아카데미의 30주 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창업을 했다. 프로그램 마지막에 제시한 비즈니스 계획안이었다. 청소년 창업 아카데미는 현재 38개주에서 11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레이철의 동생 조단도 이미 앱 개발을 익히고는 게임리프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비디오 게임이 아니라 비디오게임 시스템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조단 역시 청소년 창업 아카데미 방과 후 프로그램에 등록을 했다. 6학년부터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관심과 기술을 파악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지역 사업가들을 포함하는 패널에 사업을 소개하고 마침내 창업을 하는 과정을 훈련한다. 그리고 가장 미래가 확실해 보이는 사업계획에 대해서 아카데미는 종자돈을 상으로 준다.
청소년 아카데미의 창업자이자 CEO인 게일 재즐에 의하면 청소년 창업가들의 50%는 창업자의 자녀들이다. 그리고 50%는 여학생이다. 자녀를 창업자로 기르려는 부모들에게 주는 그의 조언은?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닌 자녀 자신의 관심과 열정을 파악하도록 돕는 것이지요. 그리고 위험과 부정적인 것들 대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것. 성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줄 것. 질문을 많이 해서 아이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도와줄 것. 필요한 게 무엇인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을 지? 따위이지요.”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의 창업자 조애나 스트로버 역시 자녀들을 창업가로 키우고 있다. 그는 1년 전 10대들이 체중관리를 비롯해 건강한 선택을 하도록 돕는 모바일 앱, 커보 헬스를 창업했다.
그의 맏딸 새라(15) 역시 창업 기질이 있다. 새라는 이미 테이스츠라이크SF라는 음식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네 식당과 푸드 트럭을 소개하며 추천 메뉴의 사진들을 올리는 데 이미 팔로워가 수천명이고 스폰서들이 있어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아이의 창업을 돕는 요령으로 조애나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한다.
- 창업의 성공뿐 아니라 좌절들도 함께 나눌 것. 특히 사업자금을 모을 때는 한번 ‘예스’ 때마다 수백번의 ‘노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것.
- ‘노우’의 답을 얻었을 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이들이 피드백을 묻게 해서 다음에는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
- 가족 사업에 아이들을 참여시켜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게 할 것. 소셜 미디어와 앱 개발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 인력관리 업무 등을 두루 시켜서 작은 회사를 이끌려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깨우치게 할 것.
- 가족 사업이 아닌 바깥일을 해보도록 격려할 것.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운영되는 지를 알아보게 하는 것이다.
플로리다의 레이철 지이츠는 14살의 나이에 매출 백만 단위의 회사 소유주가 되었다. 창업에 대해 그는 이제 어떤 정의를 내리고 있을까. 그는 말한다.
“창업자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나 필요로 하는 것을 토대로 자기 사업을 창조하는 사람. 열심히 일하고 열정적이며 대단히 경쟁적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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