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미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박물관 1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스미소니안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 & 내셔날 초상화 갤러리. 루스 파운데이션 센터. The Renwick Gallery, “Dedicated to Art” 돌로 새긴 현판. 렌윅 갤러리 전경. The Renwick Gallery. 루스 파운데이션 센터.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미국의 루브르 궁전”찬사
3세기에 걸친 미국 미술 집대성
역사가 짧은 미국 미술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어느 미술관으로 가야 할까? 유수한 수천 년의 서양 미술사 중에서 미국 미술은 기껏해야 3세기에 걸쳐 있고, 그나마 유럽 것 베끼기가 아닌 완전히 ‘미국 고유의’ 미술은 20세기 중반 잭슨 폴록의 추상 미술에 와서야 겨우 가능하게 되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은 더욱 미국 미술사를 주목하고 지원하며, 새로운 미술사를 계속 창조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내셔널 갤러리도 허쉬혼 미술관도 훌륭한 문화 공간이긴 하나 유럽미술에 더욱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코코란 미술관이 아주 뛰어난 미국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내셔널 갤러리에 병합되면서 그 일부만을 대중이 감상할 수 있다.
코코란 미술관과 경쟁관계였던 필립스 컬렉션이 미국 최초의 모던 아트 뮤지엄답게 미국 미술을 잘 수집하고 있는 편이지만, 이 역시도 미국 모던 아트의 근간인 유럽미술에 더욱 치중된 느낌이다.
미국 초기 식민지 시대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미국 미술의 역사만을 고루 고루 잘 수집하고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은 스미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 뿐이다. 스미소니언 미술관 중의 하나이므로 여전히 입장료는 없으나 다른 미술관과 달리 11시 반부터 문을 열어 7시에 닫는다는 점을 미리 알리 않으면 아침에 일찍 갔다가 기다려야만 들어가는 낭패를 겪게 된다.
두개의 미술관이 한 건물에
아메리칸 뮤지엄은 갤러리 플레이스-차이나 타운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찾을 수 있는 편안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미술관은, 그리스 로마 신전에 근간을 둔 신고전주의 빌딩들이 흔히 그렇듯이, F와 G 스트릿 북과 남으로 두 군데에 입구가 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두 입구가 혼동되기 딱 좋기 때문에 나오고자 하는 입구를 확인하며 들어가는 것이 좋다. 더더욱 간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 한 건물에 두 가지 미술관이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1층의 서편에는 스미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이, 동편에는 내셔널 초상화 갤러리가 있다.
그러나 2층으로 올라가면 반대로 서편에는 초상화 갤러리가 그리고 동편에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이 있다.
그리고 3층에는 루스 파운데이션 센터라는 미국 최초 최대의 미국 미술의 보관과 연구, 그리고 복원하는 실험실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센터가 많은 부분을 관람객이 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으므로, 작품의 기술적 복원이라든지, 미술관의 수집기능, 연구 대상 등을 강의할 때 가장 적절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 미술관 체제에 한 가지 미술관이 더해지는데, 다음 달 새롭게 단장하고 문을 여는(11월 13일) 장식 미술관 “렌윅 갤러리 (Renwick Gallery)”이다. 백악관 근처에 위치한 렌윅은 1861년에 미국 최초로 미술관 용도로 지어진 빌딩이다. 제임스 렌윅은, 이 미술관을, 파리에서 본 루브르의 부속 건물인 튈르리 궁의 모습과 제이 공화국 스타일로 내부를 디자인 하였고, 그래서 한 상원의원은 “미국의 루브르 궁전”이라는 찬사를 하기도 하였다.
아시안 아메리칸 컬렉션이 없다
스미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은, 미국의 모든 지역, 문화, 그리고 전통을 집대성한 미술관이다. 미술관의 주요 기능인, 전시, 수집, 연구, 보존,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 특히 온라인 전산화 자료와 교육 기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을 뛰어나게 잘하고 있는 미술관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식민지 시대의 초상화, 19세기 풍경화, 미국 인상파 미술, 20세기 사실주의와 추상화, 비디오 아트, 뉴딜 프로젝, 조각, 사진, 프린트와 드로잉, 공예품, 흑인 미술, 라티노 미술, 그리고 민속 미술과 인디안 미술이 있다.
중요한 작가로는 John Copley, Winslow Homer, John Singer Sargent, Childe Hassam, Georgia O’Keeffe, Edward Hopper, Jacob Lawrence, Robert Rauschenberg, Nam June Paik, Martin Puryear 등 7,000여명의 미국 작가들 작품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특히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은 그가 별세한 후 그의 조카가 그의 모든 소장품을 이 미술관에 기증하였다. 그러나 백남준 외에는 이렇다 할 동양 작가가 없는 것을 보면 아직도 흑인이나 라티노에 비해 소수 민족일 수밖에 없는 아시안의 비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뛰어난 한국 작가들이 미국으로 이민하여서 나름대로의 코리안 아메리칸 미술사가 있는데도, 작년에 바이런 킴의 작품을 구입한 것 말고는 아시안 컬렉션이 미미하다는 것이 유감이다. 큐레이터나 미술사학자들이 꾸준히 노력한다면, 인종적으로 아시안 작가들이 미국 미술의 한 큰 부분으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필자는 내다본다.
미술관 건축물이 중요한 예술 작품
미국의 건축사 특히 워싱턴 내셔날 몰은 그리스 로마의 문물을 부활시킨 19세기의 신고전주의 건축물이 주류를 이룬다고 이미 밝힌바 있다. 특히 이 뮤지엄은 가장 잘 복원된 신고전주의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본딴 현관 입구와 삼각형의 현판부터 시작해서, 도릭 스타일의 원주들, 아치형의 갤러리 등 충실한 고전적 모델을 따랐을 뿐 아니라, 21세기에 들어서면서 5년간의 재건축을 통해서 작품 복원 센터, 루스 파운데이션 센터, 대강당, 그리고 지붕이 덮인 안마당(courtyard)을 새로 증축하였다.
특히 이 안마당에는 카페테리아가 있어서 식사를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다양한 문화행사를 하는 공간으로 쓰여 왔다. 일전에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한미 문화 교류를 기념하며 백남준 특별전과 아울러 한미동맹 행사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차이나타운의 다양한 식당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기도 하나 특히 이 카페는 유기농의 건강에 이로운 재료들로 메뉴를 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맛에서도 뒤지지 않고 나름 분위기도 있다. 다음 달에 계속해서 소장품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주소: 800 G Street NW, Washington, DC 20001
●문의: (202) 633-1000
●개장시간: 오전 11:30- 오후 7:00
●갤러리 플레이스-차이나 타운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찾을 수 있다.
이정실 미술사 박사
●Director & Professor of Washington University of Virginia
●artrio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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