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추수 들판
들쥐 구멍에서
해 그림자 늘어난 어둠 강을 건너뛴다
어디서 와서 길게 소리 지르며
눈물 메마른 세상 귀뚜라미 울음
너의 그리움을 심장에서 꺼내 뒤흔든다
해시계 저녁 지쳐 곤히 잠들면
아련한 울음 풍겨 나무 이파리 지나면서
간장 녹이며 가을 보내는 비벼서 연한 날개
초록 세상 황금색으로 변하며 가을을 부른다
깨진 접시 소꿉장난 차려 놓았던
고향 뒤뜰 기억 찾아 너는 어떻게 추억을
쌓아 올리었느냐 하고 물어 온다면
귀청 청각 앓는 울음 가슴 아픈 추억
냇가 빨래터 만들고 이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깊은 잠 자려고 다리 뻗고 팔베개하고 누웠는데
오르려 해도 언덕 없는 고갯길
동방삭이처럼 한없이 흐르는 세월에 구르고 있다
추석 오가는 정
차례 상 차리면서
송편 빚는 쟁반 음식 정다운 이웃들과 나누고
외로운 그림자 길게 늘이면서 자꾸 몸통 치는 귀뚜라미
한밤에 작아지는 귀뚤 울음
한적한 초가집 툇마루 괘종시계가 잡아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