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의 전쟁. ‘쏘는 침을 가진 독개미’(이하 침개미: fire ant)들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 개미들은 자그마한 애완동물에게 치명상을 입히기도 한다. 비행장 활주로에 설치된 전등을 고장 내기도 한다. 또 에어컨을 망가뜨려 주민들의 불쾌지수를 높이기 일쑤다. USA투데이가 최근 침개미와의 전쟁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처럼 성가신 곤충은 미국 남부지역에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연간 60억 달러의 재산 피해를 가져다주는 골치 덩어리다. 텍사스 헌츠빌의 샘 휴스턴 주립대 영문학 교수이며 소설가인 폴 러핀은 “침개미와 관련한 공포 스토리는 끝이 없다”며 “침개미는 남부지역에서는 악마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
이빨 예리해 일명 ‘침개미’… 물리면 고열·호흡곤란
1918년께 남미에서 앨라배마로 화초 통해 들어와
일부지역 1에이커에 2,500만마리 기하급수 증가
농기계·에어컨 등 파괴 연간 금전피해 60억달러
남미서 천적 ‘날벌레’반입, 제압엔 10년 걸릴 듯
개미 몸에 알 낳고, 유충이 성장해 개미머리 파괴
과학자들은 캐롤라이나에서부터 샌안토니오에 이르는 남부지역 대부분에 광범위하게 번진 침개미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들이 침개미에 맞설 만한 무기로 믿고 있는 것은 작은 날벌레(phorid fly). 이 날벌레는 침개미의 몸 안에 새끼를 깐다.
작은 날벌레의 애벌레는 침개미의 머리 속에서 자란다. 약 2주가 지나면 개미의 머리가 터져 버린다. 날벌레가 성장했다. 개미의 머리를 부수고 나와 날개 짓을 한다. 어미 날벌레가 된 것이다. 사이클은 반복된다.
과학자들은 지난 8년간 앨라배마, 플로리다, 미시시피,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루이지애나, 아칸소, 테네시,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오클라호마, 캘리포니아 등지에 침개미 확산을 막기 위해 날벌레를 퍼뜨렸다. 효과는 날벌레가 얼마나 멀리 여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플로리다 게인스빌에서 처음 방생한 날벌레는 약 130마일을 날았다.
침개미는 1918년께 남미로부터 들어 온 화초들과 함께 앨라배마 모바일에 있는 조선소를 통해 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화초들은 남부 지역의 화원들로 옮겨졌다. 미 연방 농무부의 개미 연구팀장인 로버트 미어는 “침개미가 미국에 들어 온 것은 하나의 사건”이라며 “아무도 침개미를 반기지 않는다. 침개미들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주변에 있는 것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고 했다.
침개미는 무서운 존재다. 일부 지역에서는 1에이커에 100개의 집단을 만든다. 그리고 하나의 집단에 25만 마리가 우글댄다. 남부 지역 주민의 1%는 침개미의 독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농무부 전문가인 샌포드 포터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침개미에게 단 한번 물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전지대를 찾는 게 녹록치 않다”고 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웨이드 데드먼(34)은 지독한 경험을 했다. 9개월 된 딸 그레이스린이 마당에서 놀다가 침개미에게 발목에 3차례 물렸다. 그레이스린은 고열에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침개미 독에 알레르기 체질이다. 그레이스린은 그 이후로 매주 한 차례 씩 주사를 맞는다. 데드먼은 집 마당에 있는 침개미집을 제거했다. 또 딸이 놀 때는 유사시 사용할 주사기에 약을 채워 가지고 다닐 정도다.
하지만 침개미를 박멸하는 것은 힘들다. 조금만 소탕에 소홀히 하면 금방 떼를 지어 다닌다. 침개미는 사람만 괴롭히는 게 아니다. 훑고 지나가는 모든 것을 상처 낸다. 전화기, 에어컨 등 예외가 없다. 관련 회사들은 침개미 때문에 보수비로 많은 돈을 써야 한다.
침개미들은 바다거북과 같은 동물들의 알도 공격한다. 농기구도 망가뜨린다. 농가에서 소를 기르는 로웰 해터웨이는 개미집을 제거하려고 약을 뿌리기도 하고 개미집을 부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포기했다. 별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농부무의 포터는 1989년 남미에서 연구하는 동안 침개미의 천적인 날벌레를 발견했다. 이 날벌레들은 개미집을 공격했다. 포터와 다른 연구자들은 이 날벌레가 왜, 어떻게 개미를 공격하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미국에 들여왔을 때 다른 동물들도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결국 1997년 이 날벌레의 반입이 허용됐다.
과학자들은 이 날벌레 3종류를 남부지역에 퍼뜨렸다. 나머지 4번째 종류는 다른 동물들에 대한 위해 여부가 확인되는 대로 퍼뜨릴 계획이다. 하지만 날벌레가 남부전역에 확산되려면 10년은 지나야 한다. 첫 번째 날벌레를 풀어놓은 지역인 플로리다도 70% 정도만 확산된 상태다.
남미에서는 침개미가 미국의 7분의 1수준이다. 남미에는 천적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미국에서도 남미 수준으로 침개미 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날벌레로 침개미를 박멸할 수는 없지만 수를 현저하게 줄여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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