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담배 한 갑을 끊고 이 돈을 저축하면 연간 금리를 4%로 상정했을 때 25년 뒤 25만달러가 된다. 또한 모기지를 다 갚으면 나중에 약 100만달러의 자산이 된다. 스타벅스의 5달러짜리 음료를 마시지 않고 저축하면 40년 뒤에 17만3,422달러가 모인다. 이러한 절약기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삶의 질이 낮아지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재테크 서적들은 기존의 절약을 통한 부자 되기에 반기를 든다. 중고차를 몰고 연금에 푼돈을 꼬박꼬박 적립한다고 해서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백만장자처럼 생각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게 이들 서적 내용의 골자라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백만장자 책 히트치지만 독자들 백만장자 꿈은 그저 꿈
미국 백만장자 집포함 700만 가구, 최근 별 변동 없어
현실적용 괴리…‘부자 되는 책’ 저자들만 백만장자 돼
1년에 ‘부자 서적’ 1권 안사면 40년 뒤 2,370달러 절약
로버트 키요사키의 ‘Rich Dad, Poor Dad’는 1998년 출간 이래 400만권이 팔렸다. 키요사키의 재테크 시리지는 전 세계에 총 2,400만권 이상을 판매했다. 부동산투자가, 재테크 강연자이기도 한 키요사키는 전통적인 재테크 개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키요사키는 자신의 가난한 아버지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려준, 우수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조언을 따른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대신 작은 회사의 주식과 저평가된 부동산에 투자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연금플랜이 휘청대고 아웃소싱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세상에는 전통적인 재테크가 걸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브스’의 부자 리스트에 오르려면 9억 달러는 있어야 한다. 재산이 100달러 이상인 미국 가구 수는 1억 가구 가운데 700만가구 정도다. 이 재산에는 집도 포함된다. 하지만 백만장자 수는 이들 베스트셀러가 히트를 치면서도 별로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들 베스트셀러를 구입하기 전에 스스로 자문할 게 있다. 주위에 백만장자가 있을 때 이들이 과연 백만장자처럼 생각하고 살아서 그렇게 됐는지 아니면 돈을 현명하게 관리해서 그런지를 알아야 한다.
백만장자 신드롬은 1998년 조지아 주립대 교수 토마스 스탠리와 알바니 주립대 윌리엄 댄코가 ‘The Millionaire Next Door’를 출간해 시작됐다. 이 책은 검소하고 조용히 사는 부자들의 특징을 7가지로 분석해 250만 부나 팔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을 쓴 저자인 두 교수가 백만장자가 됐다는 사실이다. 스탠리는 ‘The Millionaire Mind’를 새로 출간했다.
‘Smart Couple Finish Rich’와 ‘Smart Women Finish Rich’의 저자인 데이빗 바흐는 지난해 출간한 ‘Automatic Millionaire’에서 비교적 전통적인 재테크 쪽으로 방향을 다소 선회했다. 은퇴연금에 꾸준히 적립하고 카페라테를 삼가며 모기지를 가능한 빨리 모두 갚아버리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조언은 사실 신문이나 잡지의 칼럼이나 기사에서 얼마든지 무료로 접할 수 있다. 책값 자체를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The Automatic Millionaire Homeowner’의 저자 데이빗 드레이크는 “주식붕괴를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이제 투자할 만한 구체적인 주식보다는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재테크에 관심을 보인다. 빚에서 해방되고 안정된 노후를 위해 절약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Secrets of the Millionaire Mind’의 저자 T. 에커는 “우리의 사고는 가난하고 절약하며 살아가는 상태와 많이 연계됐다”며 “그러나 스스로를 부자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리에 손을 대고 나는 백만장자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진심으로 말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재테크 서적들은 일반인들이 실생활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을 많이 안고 있다. 일례로 에커는 자신의 책에서 정신적 만족을 위해 별 가치 없는 물건을 살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돈을 마련할 것을 주장했다.
또 키요사키는 신생 기업의 주식이나 경매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는 위험도 따른다는 점을 시인했다.
결론은 이렇다. 이러한 백만장자 되기 서적들을 사느라 쓰는 돈을 절약하라는 것이다. 한 권에 약 25달러씩 하는 이런 책을 사느니 주머니에 그대로 두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 책을 산다고 해서 은퇴기금이 격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책 구입을 1년에 한 권만 삼가 해도 40년 뒤에 적어도 2,370달러는 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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