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밀레니엄 정상회담 참석차 5일 뉴욕을 방문,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
한인사회는 한국 대통령 방문 때마다 느낄 수 있는 우여곡절들이 난무했다.
‘김 대통령 동포간담회’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초청 인사 선정작업의 잡음으로 시끌벅적했다.
당초 예상인원보다 거의 배로 인원을 증원했는데도 불구하고 초청된 사람들의 ‘거들먹’과 초청 대상 탈락자들의 ‘비아냥’과 ‘볼멘 소리’는 여전했다.
한인사회 각종 단체의 전, 현직 회장단과 한인인사들이 포진되어 있는 뉴욕평통위원들은 전원 초청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다며 어깨를 으쓱(?) 했고, 인권문제연구소뉴욕지회 회원들도 초청 우선 순위임을 내세우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듯 보였다고 한다.
초청대상자에서 제외된 사람들은 “동포간담회 초청대상자가 편파적이다”며 선정작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내가 왜 빠졌느냐? 도대체 선정기준이 뭐냐?”며 항의성 전화가 있었던 반면 “어떻게든 꼭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애걸성’ 전화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김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한 5일 공항에서는 스타 아닌 스타(?)가 탄생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본보를 비롯한 미 전역 한인언론에 등장한 주인공은 바로 뉴욕평통 장정수 회장.
공항에 환영객으로 나온 장 회장은 김 대통령이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자 뒤로 물러나, 대통령과 경호원들을 순간적이나마 긴장시키더니 땅 바닥에 넙죽 엎드려 큰절을 한 것.
‘평소 나랏님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자연스런 행위’, ‘언론과 주위를 의식한 쇼맨십‘, ‘이번 기회에 확실한 눈 도장을 찍어야 할 말 못할 사정이 있었나 보다’는 각종 추측이 분분했다.
한 한인은 본보에 전화를 걸어 “큰절은 앉으세요 한 뒤 예의를 갖춰 행하는 것이 기본인데, 평통회장이 대통령을 아스팔트 위에 세워 놓은 상태에서 절을 했다는 것은 기본상식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권력의 시종들이나 할 수 있는 경솔한 태도”라며 울분을 토했다.
또 한편에서는 김 대통령과 한인동포들의 ‘동포간담회’가 동포들의 진솔한 얘기에 대통령이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자리였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평가.
행사장에 참석했던 한 한인인사는 “추석을 앞두고 한인들을 위해 김 대통령의 조그만 ‘선물보따리’를 기대 했는데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인을 대표하는 이 세종 한인회장의 환영사 도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된 한인실향민들의 입장 전달 등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보였다는 것.
이날 동포간담회장에는 그 동안 한인사회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많은 한인들이 모습을 보였고, 전, 현직 단체장들은 김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심지어 기자들에게까지 부탁하는 추태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밀레니엄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유엔 앞에서는 각종 시위가 전개됐다. 그중 한국 대한의사협회 산하에 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부산지역대책위원회 방미단은 6일 ‘지난해 11월부터 야기된 의약분업과 관련해 한국정부가 의사들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시위를 벌였다. 한국에서는 치료의 기회를 얻지 못한 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병원마다 죽음을 앞둔 암 환자들의 단발마 같은 신음소리가 가득한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는 그들의 행위에 ‘해도 너무했다’는 비난의 소리가 높았다.
이번 김 대통령의 뉴욕방문은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남북통일을 위한 각국 정상들의 지원을 얻어내는 성과를 거둔 반면, 해바라기성(?) 한인들의 각종 추태가 돋보이는 씁쓸함을 남겼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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