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3대 주역은 미국, 일본, 유럽이다. 이들 세 경제집단의 총 생산량은 세계경제의 70%가 넘는다. 그중 미국의 비중은 31%, 일본은 13%, 유럽은 27%에 이른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지역의 중앙은행들은 지난 8월 약속이라도 한 듯 향후 수개월간의 세계경제활동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게 될 금리 정책에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미국의 중앙은행은 8월22일 현행 금리수준인 6.5% 단기금리를 지난번에 이어 또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함으로서 지난 1년동안 여섯차례 단행한 금리의 상향 조정이 예상대로 과열경기를 식히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일본은 지난 10년 동안 저금리 정책을 지향하며 지속적으로 일방 하향 조정해 오던 단기금리를 최초로 인상했다. 1999년 2월 단기 금리를 “0”으로 내리고 무이자 대부정책을 도입하여 국내 소비진작에 나선 일본 중앙은행은 1년 반만에 무이자 정책을 종결시키고 8월11일부터 단기금리를 0.2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유럽은 8월31일 과거 1년동안 다섯 차례나 올렸던 단기금리를 다시 0.25%올린 4.5%로 확정했다. 1999년 1월 화려한 팡파르 속에 출범한 주요 유럽 국가의 단일화폐인 유로(euro)화가 출발 직후부터 약화 일로의 불운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자 극도로 초조해진 유럽 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미지수에 속하는 미래 경제 예측에 근거를 두고 세워야하는 금리정책은 본질상 살얼음을 딛는 것만큼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이들 세 지역 중앙은행들이 거의 동일한 시점에서 취한 새로운 금리정책은 미국, 일본, 유럽공동체가 각각 당면하고 있는 경제 현황과 고민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역별로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미국
최장기 경기확장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경제의 최근 동향을 보면 경기확장을 9년 넘게 계속하고 있다고 도저히 볼 수 없을 만큼 건전하게 진전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경제는 마치 90살이 넘은 노인이 올림픽 마라톤에서 청년선수들을 다 제치고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기염을 토하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담요로 몸을 감싸거나 땅바닥에 아예 나자빠진 젊은 선수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노익장의 기세는 지금 막 경기를 시작하는 사람처럼 금방이라도 26 1/4마일을 한번 더 주파할 수 있을 만큼 피로의 기색이라고는 전혀 안 보인 채 팔팔하다.
30년만에 처음 보는 최저 실업률, 한 세대만에 처음 보는 낮은 물가 상승률, 1960년대 초기 이후 처음 보는 높은 생산성, 사상최대 연방정부 재정 흑자, 유례없을 만큼 높은 기업순익률, 투자 붐 등 미국에서는 지금 경제 르네상스를 재현하고 있다. 너무나 완벽에 가까운 경제 성적표에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중앙은행의 단기금리 인상정책이 주효하여 금년 후반기 경제 성장속도는 지속 가능한 3.5%대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이션 위험도 의료부문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2%대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지난 수개월동안은 유류가격 상승과 의료부문 가격 인상으로 물가 전선에 다소 위협을 주기도 했지만 앞으로 배럴당 30달러이하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원유가격과 일반 소비재 부문에서 보이고 있는 물가 하락현상(작년 7월 대비 0.2%하락)은 의료부문 물가 상승 압력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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