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명의 연예인을 거느린 대형 연예 매니지먼트사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방송사들이 스타급 연기자들을 캐스팅하는데 어려움을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영상산업이 확대되며 1-2년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대형 매니지먼트사들이 그동안 방송사와 PD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캐스팅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방송 출연을 위해 매니저들이 PD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던 관행은 이젠 옛 말이 됐고 방송사와 PD들이 오히려 스타를 `모시기’위해 직접 매니지먼트사를 쫓아다녀야 할 판이 됐다.
현재 국내에는 정우성, 김혜수, 설경구, 차태현 등 스타급 연예인 35명을 거느린 `싸이더스’와 이영애, 안재욱, 송윤아 등 42명의 연기자들이 소속된 `에이스타스’등 약 8개의 대형 매니지먼트사들이 있다.
이들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스타급 연기자들에게는 더 이상 방송관계자의 인맥과 `의리’에 기댄 출연요구는 통하지 않는다. 캐스팅이 확정될 때까지 PD들은 연기자의 얼굴을 볼 기회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방송사나 PD들은 대형 매니지먼트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톱스타’를 캐스팅 할 경우에는 매니지먼트사가 제시하는 갖가지 요구 조건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개런티는 물론 심지어 `상대역은 이렇게 묘사됐으면 좋겠다’는 식의 배역에 관한 주문도 들어온다고 한다.
또 주연급 배우와 함께 조연, 단역 배우를 함께 캐스팅해달라는 이른바 `끼워팔기’도 이뤄지고 있다.
한 PD는 "관계가 틀어지거나 조건이 맞지 않으면 매니지먼트사에서 출연진을 함께 빼가기 때문에 캐스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MBC 미니시리즈 「맛있는 청혼」의 경우, 주연급 캐스팅에 잡음이 생기면서 같은 소속사 여배우까지 출연을 거부하는 바람에 출연진이 전면 교체되기도 했다.
또 방송을 통해 `스타’가 된 배우들은 본인 의사 뿐만아니라 매니지먼트사에서`돈이 되는’ 영화 출연을 권하기 때문에 스크린으로 옮긴 뒤에는 좀처럼 브라운관으로 돌아오지 않아 주연급 캐스팅이 더욱 어렵다고 한다.
여기에 능력있는 신인들의 방송 진출을 일부 대형 매니지먼트사가 `불평등한 계약’을 통해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도 들린다.
모 매니지먼트사의 관계자에 따르면 업계 관행상 신인은 5년간 전속계약을 맺고 수익을 50대 50으로 나누며, 스타급 연예인은 통상 수익의 30% 정도를 회사가 갖는다고 한다.
이처럼 수입을 절반씩 나누는데도 연예인들은 연기 트레이닝부터 홍보, 재무관리, 법률 고문까지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편리함때문에 대형 매니지먼트를 선호하고 있다.
스타마케팅 전문가들도 매니지먼트사의 대형화 추세에 대해 `일단’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언론재단 허행량 매체경제학 박사는 "그동안 방송사가 캐스팅부터 방송 권한까지 독점하고 있어 스타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국내 스타시스템은 과도기 단계에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의 경우처럼, 매니지먼트사는 신인 선발과 육성에만 주력하고, 세무관리나 법률 등 나머지 분야는 회계나 법률법인 등 별도 법인을 통해 스타들이 분야별 서비스를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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