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미술계에서 한인과 주류를 따로 구분하는 것이 이제는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한인 미술가들은 이미 활발한 다인종 그룹전과 미국 갤러리 이용을 통해 격리되지 않는 작품활동을 보이고 있고 한인 운영 갤러리들도 다양한 배경의 작가들에게 공간을 허락하는 추세다. 최선미씨가 대표로 있는 CS 파인아트의 3인전과 1.5세 작가 데비 한씨의 갤러리 825 전시는 이러한 추세와 맞아떨어지는 ‘간격 좁히기’의 대표적 예이다. jjrhee@koreatimes.com
현혜명씨와 제임스 데이빗 토마스, 매튜 토마스가 함께 하는 3인전의 이름은 ‘개인적인 명상’(Personal Meditation)이다.
언뜻 보기에 닮은 점이 희박한 이들의 작품은 창작과정과 소재 선택, 작가의 심리 등 보이지 않는 어떤 곳에 은근히 맞닿아 있고 개인의 내적 성찰을 투영한 것이 유사하다.
현혜명씨의 작품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화사한 색감과 그보다 더 투명한 꽃나무들이 풍성하게 펼쳐진 화폭, 즉 선과 면 속에 출렁이는 색채가 경쾌하게 눈길을 붙잡는 것이 하나라면 다른 하나는 여백과 선이 강조된 단색의 몽환적 공간이다. 동양화의 텅 빈 충만이 옮겨져 있다. 작품중에는 상반되는 이러한 특징을 한 자리에 담아낸 것들도 있다.
매튜 토마스는 우주와 만물을 상징하는 추상적 작품에 천착하는데 밀랍과 안료가 섞여 빚어내는 느낌이 색다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한 표현 외에도 정기적인 명상을 통해 자아를 탐구하는데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제임스 데이빗 토마스의 그림은 LA를 뚝 떨어져 바라본 풍경이다. 좁은 화폭에 커다란 공간이 사진처럼 세밀하게 들어서 있다. 특징적인 짙푸른 밤하늘은 한없이 고즈넉하게 펼쳐지고 이미지 자체에서 풍기는 고요함이 명상적 분위기를 흘려 빠져들게 한다. 전시는 4월6∼5월4일까지. 리셉션은 4월6일 오후 4시. 주소 2623 Honolulu Ave. Montrose 문의 (818) 248-5129
<데비 한>
다음달 5일까지 ‘콘돔 시리즈’란 이색적 타이틀로 개인전을 갖는 데비 한씨는 익숙한 것을 익숙한 공간에 배치해 전혀 생경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컨셉을 설치와 사진으로 담아낸 작가는 불협화음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현란한 색채의 거대한 콘돔이 쓰레기와 폐품이 수북한 건물 뒤편에 턱하니 놓여져 있는가하면 콩과 옥수수 등 곡물들이 채워져 줄로 매달려져 전시장을 한쪽을 차지하기도 한다.
UCLA와 프랫 인스티튜트룰 졸업한 그녀는 LA한국문화원 현대미술공모전과 KAFA 미술상 2위 등을 수상해 재능을 떨쳤으며 작품활동과 병행해 로욜라 메리마운트대학 등지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갤러리 825(825 N. La Cienega Blvd)에서 시작된 전시는 4월5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310) 652-8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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