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지역 경제를 지켜보는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의 기업관이 달라지고 있다.
이들 기업가들 사이에는 새로운 긴축정신이 팽배해져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은 1997년 이전의 실리콘밸리 비지니스 스타일로의 전면적인 복귀를 의미하고 있다.
동시에 그런 긴축정신은 닷컴 기업 붕괴의 여파로 모든 신생 하이테크 업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특히 몇 해 전만 해도 간단한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을 한다는 사업계획은 이제 자취를 감췄고, 그 대신 기술적으로 복잡한 제품과 비지니스 모델들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도 예상 매출액이나 웹사이트 방문객 수처럼 의심스러운 것들에서부터 실제 수익이라는 구체적이고도 확실한 것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더 이상 20대의 야심에 찬 인터넷 백만장자를 부러워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팽배해져 있어 실리콘밸리의 샌드힐가에 위치한 벤처투자회사들은 요즘 스탠퍼드대의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갓 딴 젊은이들이나 패기 있는 젊은 기업인들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이들 기업가나 투자가들은 패기보다는 경험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창업 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기업인 대다수는 창업 경험이 최소 한번씩은 있는 사람들이다.
시그마 네트워크스사의 CEO 존 피터스의 경우 6개의 기업을 창업한 경력을 갖고 있는데 그는 약 1년 전 창업을 위해 1차로 5천만 달러 유치에 나섰다.
시그마사의 사업 내용은 주요 도시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와 백본(backbone) 역할을 하는 인터넷 기업들 사이에 광대역 접속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실리콘밸리 사상 3번째로 거액인 4억3천5백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와는 달리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신생 기업가들의 경우에도 한번 확보한 자금으로 좀더 오래 버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긴축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넷 거품경기 시절에는 신생기업의 운영비가 매달 수백만달러에 달했지만 요즘 대다수 기업들은 그 비용을 매달 50만달러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급적 빨리 흑자로 돌아서면 결국 IPO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IPO 시장의 창문에도 큼지막한 폐점 간판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신생 기업의 CEO들은 대개 창업 후 3∼5년 이내의 IPO 추진을 계획한다. 그러나 뜻대로 이뤄질지는 그들 자신도 장담하지 못한다.
이렇듯 새로운 긴축정신은 신생기업의 운영방식에도 변화를 초래했다.
호황기때는 타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 업무를 맡은 기업개발부가 중시됐지만 지금의 신생기업에는 제조부서와 판매 부서를 우선으로 친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기업 풍속도는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아직도 수많은 인터넷 기업이 창업되고 또 자금을 지원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홍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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