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소노마카운티에 한인 인구는 1천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백인중심의 소노마 카운티는 소득도 높아 교육수준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이 지역의 한인교회는 모두 4개. 그러나 이곳에서 2세들에게 한국문화와 한글을 가르치는 한국학교는 ‘소노마카운티 한국학교’가 유일하다.
이정도의 한인인구와 교회가 있다면 으레 2개 이상으로 갈라져야 할(?) 한국학교가 하나라니, 이상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물론 기자의 생각이 당연히 틀려야 하지만, 그동안 베이지역에 난립하는 한국학교를 보면서 느낀 고정관념에서 보면 소노마카운티는 예외지역에 속하는 셈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12년째 계속되는 한국학교를 위한 ‘후원의 밤’ 행사에 지역 교회가 교파를 초월해 적극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1일 로너드팍의 퍼포밍센터에서 열린 ‘제12회 소노마카운티 한국학교 후원을 위한 열린 음악회’에는 3개 지역교회에서 성가대를 출연시켰다. 교회 이전으로 바쁜 또 한 교회는 성가대 대신 다른 출연자를 내세워 음악회를 후원했다.
지역내 4개 주요교회의 담임목사들은 모두가 이 학교의 명예이사로 등록돼 학교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이 학교에 재학중인 72명의 학생과 13명의 교사들은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후원아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인교회의 분열과 난립이 뜻있는 신자들에게 가슴아픈 일이라면, 한국학교의 난립도 학부모들을 안타깝게 하는 일이다.
북가주한국학교협의회에 등록된 한국학교가 80개에 가깝지만, 등록하지 않은 군소학교까지 합하면 훨씬 숫자가 많다.
문제는 이같이 늘어나는 한국학교가 학생수의 증가로 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있는 학생을 서로 나눠갖기"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학교설립 목적이 한글교육 확대를 위한 교육적 사명이라기보다는 다른 데에 있는 학교들이 많다.
교회에 주말 한국학교를 신설한 한 목회자는 "교회가 부흥하고, 다른 교회에 교인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만들었다"고 실토했다.
이처럼 학교가 난립하다보니 실리콘밸리 한국학교를 제외하면 다른 학교들은 크다고 해도 150명 미만이고 50-60명 수준도 되지 않는 학교들도 수두룩하다.
이러니 한국학교마다 자체 교실을 확보하지 못하고 교회를 빌려쓰거나 미국학교를 찾아다니며 교실을 구걸해야 하는 형편이다.
한글교육의 확대를 위해서 학교가 늘어나는 것이 초창기에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일정한 수준으로 학교가 늘어난 후에는 개별 학교의 규모를 키워 재정자립과 자체건물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 이민 100주년을 기념한다고 자랑하면서도 베이지역 전체에서 한국학교 건물 하나 마련하지 못한 것은 학교들이 분열됐기 때문이다.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은 비단 기업에만 해당되는 경제원칙이 아니다. 한국학교들도 지역에 따라 통합돼 한 학교가 최소 300명 이상씩 될 때 보다 내실있는 한글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다.
소노마카운티의 목회자들이 한 학교를 위해 협력하듯, 한국학교를 운영하는 교육자와 교회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2세 교육을 위한 백년대계’에 뭉치기를 바란다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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