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림은 위 속에 있던 공기가 역류해 밖으로 배출되는 생리현상이다. 밥을 먹는 도중에 공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식사를 하거나 식후에 트림을 하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 자체로는 병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반복되면서 도가 지나칠 정도로 지속되면 병이라 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악성 트림’이라고 한다. 트림! 그 실체를 알아본다.
■ 트림은 왜 하나?
트림은 위나 장에서 생긴 가스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삼킨 공기가 나오는 경우 많이 난다. 누구나 공기를 삼킨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공기를 삼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기를 삼키는 양이 많아질 때는 ▲음식을 급히 먹을 때 ▲말하며 음식을 먹을 때 ▲담배 피울 때 ▲국, 미음, 우유 등 씹지 않고 먹는 유동식을 급히 먹을 때 ▲빨대로 음료수를 마실 때 ▲껌을 씹을 때 ▲사탕을 빨아먹을 때 ▲입안이 마를 때 ▲의치가 잘 맞지 않을 때 ▲기관지 천식이 있을 때 ▲신경계통 병이 있을 때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있을 때 등이다. 이같이 과도한 공기 흡입 때는 트림도 심해진다.
■ 트림도 심하면 ‘병’.
탄산음료나 지나치게 많이 먹은 후에 일어나는 트림은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유발인자 없이 지속적인 또는 습관적인 트림을 호소하는 경우는 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트림을 할 때 위액이나 위 내용물이 함께 올라오거나 나쁜 냄새를 동반하면 ‘악성트림’이다.
악성트림의 증상은 주로 우측, 좌측 상복부 또는 하복부 통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진단은 단순 복부촬영과 트림이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내시경을 시행하여 식도 역류성 질환, 위염, 소화성 궤양 등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신맛의 가스가 나온다면 먹은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넘어가지 않고 위안에서 부패 발효한 증거. 이런 현상은 위궤양, 십이지궤양, 미란성 위염 등의 경우 흔히 나타난다. 쓴맛의 트림을 하면 담즙이 역류하는 증거로서 담석증, 담낭염, 간염 등을 의심해야 할 경우도 많다.
■ 트림 유발 음식.
치즈나 우유 같은 유제품, 콩, 바나나, 호도, 감자, 사과, 빵이 비교적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식품들이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 콜라, 사이다 등의 청량음료와 맥주, 밀크쉐이크도 트림을 부른다. 콜라, 사이다는 안에 포함되어 있는 탄산이 식도를 타고 입 밖으로 빠르게 올라오기 때문이고 맥주와 밀크쉐이크는 거품이 트림을 유발하게 하는 것.
이처럼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식품이나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은 위장의 소화능력을 떨어뜨려 거북함을 느끼게 하고 트림도 많이 나오게 된다.
■ 트림을 없애는 방법.
안정되고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식사하는 식이 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 음식을 먹을 때 허겁지겁 먹기보다는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다. 탄산음료, 청량음료와 맥주, 밀크쉐이크 등을 피한다.
가급적 껌은 씹지 않도록 한다. 껌을 씹으면 침을 만들게 되고 침을 삼킬
때 공기도 함께 넘어가게 되기 때문. 입에 음식이 있을 때는 말을 하지 않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빨대로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면 공기가 더 많이 섞이게 되므로 컵으로 직접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도한 트림을 억제할 수 없다면 음식 알레르기나 우유에 민감한 것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식사에서 몇 가지 음식을 피하고 우유를 피하는 것도 트림이 없어지게 되는 한 방법이다.
■ 한의학에서 보는 트림.
한의학에서는 트림을 애기( 氣)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식사 후에 배부른 기운, 즉 탁한 기운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주로 심비(心脾)의 병이라 해서 가슴과 명치 부위가 답답해지는 것 때문에 나타나며, 크게 허증과 실증으로 인한 트림으로 구분한다.
▲ 허증으로 인한 트림
주로 희고 통통한 기허습담 체질에서 나타남. 이런 체질은 원래 기가
허하기 때문에 눈에 정광이 없고 몸이 무거워 눕기를 좋아한다. 또 일을 하면 쉽게 지치고 땀을 흘리면서 낮에는 잘 조는 특징이 있다.
몸이 부을 때도 많고 관절이 아프면서 차멀미하듯 메슥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자주 체한다. 기허습담 체질이 트림하는 원인은 위 속의 탁한 기운이 가슴까지 차 올라 답답해지기 때문인데, 음식을 먹지 않아도 항상 트림을 하게 된다.
트림을 안 하면 가슴은 더욱 답답해지고, 트림을 하고 나면 가슴이나 명치 부위가 조금 풀리는 듯하지만 좀 지나고 나면 다시 답답해지고 자꾸만 트림을 하고 싶어진다. 한의학 처방으로는 기허습담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육군자탕에 답답함을 풀어주는 약재를 가미하는 방법이 있다.
▲ 실증으로 인한 트림
담음이 중초인 상복부에 맺혀 기가 원활하게 작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속이 쓰리면서 가슴 부위까지 답답해지고 허증의 경우와는 다르게 때로는 통증이 느껴지고 맑은 물 같은 것을 토해내기도 한다.
이런 트림은 눈 밑이 검은 색을 칠한 것처럼 거무스름하게 생겼거나, 남자가 여자처럼 입 위주로 생겼거나, 여자가 남자처럼 코 위주로 생겼거나 또는 피부가 검거나, 뼈가 굵은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이 경우에는 담음을 치료해 답답함을 풀어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기의 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약재들을 가미해서 처방한 한약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연창흠 기자>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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