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인회들과 미주한인재단 워싱턴 지부의 옥신각신이 한창이다. 한인사회 상징물 건립 건을 둘러싼 갈등 이다.
워싱턴 지역 한인사 편찬을 두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두 단체는 최근 한인사회 상징 조형물 건립건을 놓고 2차 격돌했다. -
김영근 회장 “한인회 영역 너무 침범”
정세권 회장 “일 앞에 기득권 없다”
조형물이란 미주한인재단이 애난데일에 한인사회를 상징하는 대한문을 내년까지 세우겠다는 프로젝트.
3개 한인회는 27일 ‘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3개 한인회 조정위원회’에서 반(反) 대한문 프로젝트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김영근 한인연합회장은 “상징물을 건립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다만 먼저 한인회에 건립을 제의한 다음, 우리가 못한다면 한인재단이 만들어 보겠다는 게 순서 아니냐”고 주장한다.
한인사회 상징물을 건립한다면서 한인회를 제쳐놓은 건 일의 절차상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파고들면 이번 충돌의 배경에 양측의 영역침범을 둘러싼 근본적인 문제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영근 회장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한인재단은 올 1월 출범해 아직 검증받은 조직이 아니다. 그 단체의 지향점도 한인사회의 싱크탱크 역이다. 그런데 그런 사업보다 자꾸 한인회 사업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한인재단의 출범 목적과 방향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워싱턴 한인사를 둘러싼 갈등도 속사정은 비슷했다. 10년전 워싱턴한인회가 맡아 편찬했던 고유영역을 한인재단이 넘보았다는 불편함이 깔려있다. 다행히 한인재단과 한인회가 공동 편찬으로 가닥을 잡으며 한인사 파동은 급한 불을 껐다.
한인재단이 출범을 전후해 꺼낸 2개의 청사진 모두가 한인회를 자극할 수 있는 소재였던 것이다.
그러나 대한문 프로젝트에 대한 한인회의 반발을 지켜보는 한인재단측의 시각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세권 재단 회장은“한인사회가 필요한 일이라면 누가 주관을 하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가 한인회 일을 대신해주면 격려해주는 게 도리가 아니냐”고 뜻밖의 반발이란 반응을 보였다.
한인재단의 사업이 한인회와 중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정 회장은 “한인사회가 커지면서 한인회가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가령 시민권 신청등 사업을 다양한 단체에서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항변한다.
일 앞에 기득권은 없다는 뜻이다.
김 회장과 정 회장은 1일 회동, 한인사 공동편찬의 제반사항과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차이를 조율했다. 그러나 대한문 프로젝트에 대한 시각 차는 크게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한인회와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의 정신과 사업을 이어받은 한인재단은 모두 한인사회의 소중한 자산이자 버팀목이다.
그러나 한인재단의 일부 역할이 한인회와 겹치면서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 대립상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한인사회에서는 한인사 건은 한인회가 오버했고 상징물 건은 한인재단이 지나쳤다는 평이 나돌고 있다.
두 단체의 선의의 경쟁이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민감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상호 조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또 시대적 변화상이나 여론에 걸맞게 스스로의 역할과 능력을 점검하고 활동의 보폭을 조정하는 것이 의욕의 과잉으로 인한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한 방법일 것이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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