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
에너지비용 초고속 상승속
헷갈리는 경제지표 잇달아
주식시장도 대선까지 불안
최고수준 기업순익 고무적
미 경제가 춤추고 있다. 연방상무부는 3일 6월중 소비지출이 0.7% 감소했다고 발표한 뒤 다음 날인 4일 6월 공장 주문이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던 목소리는 하루만에 생산이 활기를 띈다는 소식에 파묻혔다. 미국 경제에 관한 엇갈린 전망을 한 눈에 보여주는 사례다. 발표되는 경제 지표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당연히 증시는 박스권을 형성하며 제 자리를 맴돌고 있다. 미 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본다.
▲헷갈리는 경제 지표
공급관리연구소(ISM)는 4일 7월 서비스업 지수가 제조업에 이어 기대 이상의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유통, 건설업 등 서비스 분야 대부분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들의 생산이 상승세인 데 비해 소비자들의 소득은 조금씩 줄면서 씀씀이도 작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6월 개인 소득 증가율은 5월과 차이가 없고, 2·4분기 소비 지출은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잔 행콕 파이낸셜 서비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빌 체니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한 달 정도 주춤한 수요 부진을 너무 크게 볼 필요는 없다”며 “고용 시장의 동향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헷갈리는 지표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문제
지표가 혼조를 보이는 이유는 경제 주체인 기업과 소비자가 미래에 대한 다른 해석을 내놓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국제 유가 흐름만 봐도 그렇다. “국제 유가를 안정시킬 여력이 더 이상 없다”고 했던 석유수출국기구 의장의 발언에 3일 유가는 21년만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하루만에 “유가 안정을 위해 증산도 고려할 수 있다”로 뒤바뀌자 4일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어느 것 하나도 확실한 게 없는 상황이라 시장은 불안하다. 불안을 키우는 요인은 이라크 정권이양을 전후한 지정학적 위험, 고유가 지속,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정보통신 산업의 불투명한 전망 등이다.
▲방황하는 증시
경제의 거울인 증시도 방향을 잃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경제 회복이 제 궤도에 올랐다고 입을 모으던 지난해엔 증시는 위로만 향했다. 그러나 올해 10,409.85로 시작한 다우지수가 5월10일 처음으로 9,000선으로 밀려나며 파도치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을 형성하며 거의 제 자리 걸음을 하는 것도 투자자들이 불안한 탓이다.
▲대선이 분수령
지표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경제의 체질은 튼튼하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다. 3월 이후 고용이 견실하게 증가하고 있고, 기업들의 수익도 30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고용의 주체인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것도 좋은 징조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약진으로 인해 정권교체 가능성과 이로 인한 정책변화 우려로 정치가 기업 실적을 압도하고 있다.
경제 성장에 대한 믿음이 약해진 데다 이런 상황까지 겹쳐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산됐다. 웰스파고은행 손성원 부행장이 “각종 우려가 커짐에 따라 주식시장이 11월 이전에는 불안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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