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결혼 여성 삶 통해 ‘사랑’ 메시지 전달
이호섭 감독은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와 한인 이민사의 한 축을 이루고 있으나 한국과 미국 한인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지우고 싶은 우리의 과거로 인식된 한인 여성들의 삶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있다.
이감독은 국제결혼해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처절한 삶을 살고 있는 여성들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 ‘그리고 그후’(And Thereafter)의 2부 작품을 최근 완성하고 두살난 아들을 살해한 죄로 복역 후 가석방되었으나 정신질환을 앓는 와중에 추방위기에 놓인 송종순씨의 이야기를 담은 완결판 3부를 준비중이다.그는 ‘그리고 그후’ 제작을 위해 99년 미국으로 건너와 미전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국제결혼한 한인 여성 수백명을 만났고 3부작 2편을 만들기까지 7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1부가 전쟁의 고통을 피해 미군과 결혼, 남부 뉴저지에서 고추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76세 할머니가 가족 모두에게서 소외되어 이국땅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2부는 기지촌 출신 미망인의 외로운 삶을 통해 ‘사랑’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부는 다큐의 보편적 특성인 설명을 배제하고 느낌을 살린 접근 방식의 극영화 같은 극적인 다
큐멘터리라면 2부는 독특한 모노드라마 형식 다큐멘터리로 3년에 걸쳐 제작된 것이다.‘그리고 그후’ 1부 작품은 24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47회 독일 라이프치히 국제영화제 은상, 2003년 부산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벤쿠버 국제영화제, 텔아비브 국제영화제, 27회 아시안 아메리칸 국제영화제 등 20 여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화제작이다.
이제 마지막 시리즈의 주제는 무엇일까? 바로 소외된 국제결혼 한인 여성들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이다. 문화와 언어의 차이로 미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 여성을 우리 한인들이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이감독은 다큐멘터리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다뤄진 ‘송여인 사건’의 주인공 송종순씨를 주인공으로 한 완결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송씨는 오갈데 없는 국제결혼 여성들의 보호시설인 무지개의 집 설립 동기가 된 인물. 미군과 결혼, 이혼과 재혼을 거치며 세 명의 아이를 낳았던 송종순씨는 1987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영문도 모른 채 두 살난 아들을 살해했다는 배심원 평결로 20년 징역을 언도 받았고 6년간 복역 후 한인들의 구명운동으로 93년 12월 주지사 사면으로 가석방되어 풀려났으나 오랜 수감생활에서 비롯된 정신질환으로 수차례 경범을 저지르게 됐고 급기야 또다시 뉴저지의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 최종판은 구명운동으로 풀려난 후 지금까지 살아온 송씨의 삶을 집중 조명한다. 이감독은 말도 안통하는 미국 땅에서 미아가 된 송씨와 같은 한인 여성들을 보호해줄 사람들은 한인들이라며 이들을 수용할 보호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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