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마른가지에 까치밥으로 남겨 둔 붉게 익은 두 서너 개의 감은 우리 조상님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배려가 옅보이는 정겨운 모습이다.
감나무 한 그루쯤은 전국 시골마을 어느 곳에 가든 쉽게 눈에 띄고 우리나라의 감품종은 진영단감과 1980여종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우수한 품종으로 사곡시, 고종시, 단성시, 반시등과 함께 떫은 감인 둥시, 월하시, 청도시, 갑주백목, 평핵무 등이 있으며, 이들 중 월하시,고종시 등은 곶감용으로, 갑주백목은 곶감 및 연시(홍시)용으로, 청도시·평핵무는 우린 감등으로 분류된다.
감은 한자명으로 시과(枾果), 적실과(赤實果), 진두가(鎭頭迦)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감은 중국 한국이 원산지인 동북아시아 특유의 과일로서 이미 기원전부터 재배해 왔다고 한다. 6세기에 저술된 중국의 [제민요술(齊民要述)]에 이미 곶감 만드는 법과 떫은 맛을 빼는 방법까지 소개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으로는 고려 명종때(1138년) 감과 비슷한 작은 과실인 고욤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감나무 재배는 고려때부터 시작된것으로 추측되며 조선시대 성종때(1470년)에 건시, 수정시등의 기록이 있다.
감은 원래 온대과수로서 감의 종류를 크게 단감과 땡감으로 나뉘는데, 특히 단감은 추위에 약해 비록 단감이라 할지라도 추운지방에서 열리면 땡감이 된다. 그래서 단감은 비교적 기후가 따뜻한 경남지방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특히 함안의 파수 곶감은 씨가 적고 말랑말랑하여 더운물에 넣으면 잘 풀리고 단맛이 강하여 수정과로도 자주 이용되는데, 조선중엽궁중에 진상한 진상품으로 유명 했다.
우리나라의 수정과가 파수곶감으로 시작되었다는 재미있는 파수곶감 이야기가 설득력을 더해 주고 있다.
"옛날 함안고을의 여항산기슭에 자리잡은 임씨 집성촌이었던 파수마을에 임씨문중(門中)의 문장어른이 병이 들어 오랫동안 고생하고 있어 온 집안에 근심이 가득하였다. 그런데, 문장의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어느날 약초를 캐러 산을 헤메다 실족하여 높은 벼랑에서 떨어져 기절 하였다.
한참을 기절하고 있던 중 누군가 호통을 쳐 깨우는 바람에 눈을 떠 보니 수염을 길게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서 호통을 치고 나서 저기 있는 붉은 열매를 깎아 말린 후 따뜻한 물에 녹여 너의 아비에게 먹이도록 하라고 말한 후 사라졌다.
임효자는 이 할아버지가 시킨대로 그 열매의 껍질을 각아 말린 후 녹여 먹였더니 부친의 병이 나았다 한다. 임효자는 열매를 약제로 쓰고 그 씨를 땅에 심었더니 이듬해 싹이 트고 나무가 무럭무럭 자랐는데, 이것이 바로 감나무요 이 감나무에서 열린 감을 깎아 만든 것이 곶감의 시초가 되었고, 임효자가 곶감을 말린 후 따뜻한 물에 우려 낸 것이 수정과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함안의 파수곶감단지 총무흥원식(0552)-583-3894)씨의 말에 의하면 싸리나무에 줄줄이 꿰어 있는 곶감은 수정과국물에 오래 담가 두면 불어나서 과육이 흩어져 탁해 먹기에 불편하고, 납작하게 눌러서 말린 준시는 제사나 잔치의 고임을 할 때 좋은 곶감으로 사용되며, 수정과에 넣을 곶감은 말릴 때 감 꼭지에 실을 매달아 널어 말린 주머니 곶감이 좋다고 한다.
곶감 표면에 서리가 내렸다 하여 시상(枾霜)이라 부르는 흰가루는 포도당. 관당으로 건조에 의해 농축된 당액이 마지막 표면에서 수분이 증발하여 결정으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이 시상을 백시라고도 부른다. <일화자본초>에 보면 이 백시는 ‘위를 열어주고 장을 좋게 하며 담을 없애고 갈증을 덜며 토혈을 그치게 하고 심폐를 좋게 한다’라고 되어있고 시상(枾霜)은 기침. 가래제거. 만성기관지염에 좋다고 한다.
수정과는 가을에 말려 곶감을 만들어 두었다가 정월 설 무렵에 식혜와 함께 해 먹는 전통 음료이다.
19세기 말의 조리서인 <시의 전서>에 좋은 건시를 냉수에 담되, 물을 넉넉히 부어 두었다가 흠씬 불은 후 생강차를 진하게 달여 밭아 붓고 화청(和淸)하여 잣을 뿌린다라고 기록 외었고, 특히 18,피를 사용하고 19세기 궁중 연희의 절차르 기록한 의궤에서는 계피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나 20세기초의 조리서인 <조선요리제법>에 나오는 수정과에는 생강을 껍질을 벗기고 깨끗이 씻어서 저며 물을 붓고 설탕을 넣고 끓인다. 체에 걸러 항아리에 담고 손을 담그기 좋을 만큼 따뜻하게 식혀서 곶감을 넣고 꼭 봉해 두었다가 그릇에 곶감을 두 개씩 담고 계핏가루와 실백을 띄워서 상에 놓는다 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수정과에 계피가 사용된 것은 20세기초 인것으로 보인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보면 수정과를 급히 만드는 법으로펄펄 끓는 물에 곶감을 몇 개 집어 넣으면 금방 풀린다. 생강을 끓였다가 냉수와 꿀을 타고 풀린 곶감을 넣어 실백을 띄운다라고 기록되었다.
그외 곶감으로 해 먹을수 있는 음식으로는 곶감가루, 말린 밤가루, 오미자, 인삼,천문동, 벌꿀을 밥짓을 때 넣고 하는 ‘팔미반’이 있고, 곶감화전, 곶감속의 씨를 빼고 호도알과 잣을 넣어 타원형의 모양을 만들며 누른 다음 얇게 썰어내는 곶감말이와 곶감가루와 찹쌀가루를 대추를 삶아 으깨어 꿀과 섞어 빚은 뒤 밤과 대추를 부수어 넣고 계피가루와 잣가루까지 묻혀 만든 감기설떡 등은 수정과와 함께 겨울철에 먹는 별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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