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이 치즈, 버터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데도 심장질환이 미국인보다 40%나 낮은 이유는 평소 레드와인(빨간 포도주)을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15년 전 발표돼 와인 파동을 유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와인이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에겐 두통을 유발하고 천식환자에게는 증세를 악화시킨다. 레드와인을 실온에 장기보관 하기 위해 첨가한 설파이트라는 방부제 때문이다. 설파이트는 좋은 포도주 생산을 위한 필요악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매년 2백만 명 이상의 학생이 치르는 SAT 시험도 대학입시의 필요악이다. SAT는 1923년 프린스턴 대학의 인종차별주의 우생학자 칼 브리검이 만들었다. 1914~18년의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대인들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머리 좋고 똑똑한 유대인 자녀들이 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WASP)들이 세운 대학에 무더기로 진학했다. 1920년대 초 콜럼비아 대학은 전체 재학생의 40% 이상이 유대인이었고, 하버드대는 1900년 7%에 불과하던 유대인 신입생이 1922년엔 22%로 급증했다.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대학의 반유대주의 학장들이 착상한 것이 SAT 시험이다. 갖 이민 온 유대인 학생들은 SAT 시험의 어려운 영어 단어와 긴 문장, 함정투성이 문제들 앞에서 추풍낙엽이 됐다.
SAT만이 아니었다. 요즘 대학들이 요구하는 인격, 리더십, 과외활동, 봉사활동, 졸업생자녀 특혜, 운동선수, 추천서, 에세이등 주관적 요소를 내세워 유대인 학생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1920년까지 고교성적과 입학시험으로만 평가하던 객관적 입시제도가 유대인 봉쇄전략으로 인해 갑자기 주관성을 띠게된 것이다. 이로 인해 1925년 28%였던 하버드대의 유대인 입학생이 1933년에는 12% 로 급감했다.
순수 학업성적으로 대학진학이 결정되는 한국식 방식에 익숙한 한인학생과 부모들에게는 SAT와 주관적 선발방식이 와인의 방부제 같은 두통거리다. 우리 아이의 학교 GPA는 완벽에 가까운데 SAT는 낮은 점수가 나온다며 걱정하는 한인학부모들을 수없이 본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
특정 그룹을 떨어뜨리기 위해 마련된 SAT는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는 순발력과 시험 치르기 기술로 가늠된다. 이는 마치 골프코스에 벙커, 연못, 나무, 바위 등을 배치해 골퍼로 하여금 어려움을 겪게 하는 것과 같다. 곳곳에 함정을 파놓아 건성으로 읽으면 자칫 실수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SAT 준비를 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은 태어난 아기가 언제부터, 어떻게 숨을 쉬어야하나 라는 질문과 같다. 모든 생명에 숨 쉬는 것이 기본이듯, 학생에게는 책 읽는 것이 숨 쉬기이다. 어릴 때부터 독서습관을 기르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신문과 시사 주간지들을 통해 사설, 사회, 과학, 예술, 문화, 경제 등 여러 분야의 글을 접하게 한다. 이는 SAT 준비뿐만 아니라 지성인의 기본으로도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진단을 통해 모의 SAT 시험을 반복하게 한다. 이 길이 골치 아픈 필요악을 이기고 점점 좁아만 가는 대학문을 통과할 수 있게 하는 길이다.
다니엘 홍/ C2 교육센터 카운슬러 (425-672-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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