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차승 호투 불구 시즌 첫 패배…선발 잔류 확실
하그로브 감독, “백차승 제외시킬 아무 이유 없다”
1회 실점 후 투구 패턴 바꾸는 노련함 보여
백차승이 16일 올 시즌 들어 첫 패배를 기록하고도 매리너스의 붙박이 선발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백차승은 이날 세이프코 필드에서 벌어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두 점을 내준 뒤로는 7회까지 상대 타자들을 압도,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다시 선보였다.
백차승은 “에인절스 타자들이 직구 대신 체인지 업 등 느린 볼을 노렸다”며 포수 겐지 조지마와 논의해 2회부터 투구 패턴을 직구위주의 승부 수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후 5이닝 동안 백차승은 단 2개의 안타만 허용, 동료 타자들에게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줬다.
기회는 6회 말 찾아왔다. 호세 로페즈와 이치로 스즈키의 연속안타와 호세 비드로의 2루수 앞 희생타로 1사 2-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야 감독은 다음 타자 라울 이바네즈를 고의사구로 진루시키고 강타자 리치 섹슨과의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섹슨은 에인절스 선발 존 랙키의 초구를 당겨 쳐 3루수 앞 높은 땅볼을 때려 로페즈가 홈에서 봉살당했다.
계속 이어진 2사 만루찬스에서 호세 기옌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지만 체인지업에 어이없이 속으며 기회를 무산시켰다.
7회 마운드에 다시 오른 백차승은 첫 타자 크리스 힐렌브랜드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뒤 다음 타자를 내야 땅볼로 처리했지만 숀 피긴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마이크 하그로브 감독은 백차승을 강판시키고 좌완 에릭 오플래러티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때까지 백차승의 투구 수는 95개로 10개 정도는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플래러티는 단 한 명의 타자도 잡지 못한 채 백차승이 진루시킨 주자를 포함해 3점(2자책)을 내줘 매리너스는 0-5으로 완패했다.
백차승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7회를 마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결정은 감독의 몫”이라며 “오늘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시 보여줬다” 고 담담하게 말했다.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생애 첫 완투승을 거둔 소감을 묻자 백차승은 “그날 경기에서 부진하면 아마도 마이너 행을 통보 받았을 것” 이라며 “어느 때보다 혼신을 다해 칠 테면 쳐봐라 하는 심정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고 말했다.
시즌 첫 패를 기록한 16일 경기의 투구내용에 대해서도 백차승은 “솔직히 잘 맞아나간 타구는 (블라드미르) 게레로만 빼고 거의 없었다” 며 자신의 투구내용에 만족감을 보였다.
선발잔류를 위해 연일 노심초사하고 있는 백차승은 이날 호투로 당분간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그로브 감독은 백차승의 디트로이트 승리 이후에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제프 위버가 회복되면 그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고 말해왔는데 16일 경기 후에는 “위버가 복귀하더라도 선발 로테이션 구성을 재고하겠다” 고 밝혔다.
하그로브 감독은 “백차승이선발에 머물 수 있을만한 투구내용을 보여줬으며 그를 선발에서 제외시킬 이유가 없다” 고 칭찬해 백차승의 선발잔류를 시사했다.
백차승은 “오늘 경기가 서부 디비전 공동선두에 오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승리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 며 다음 등판(21일 클리브랜드 전)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고작 2만2천여 관중이 모인 이날 세이프코 필드에는 백차승의 등판소식을 듣고 가족단위로 찾아온 한인 야구팬들이 많이 눈에 띠었다.
백차승은 “한인 팬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아줄수록 플러스 알파 요인이 많아진다” 며 응원을 당부했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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