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윌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스캔들로 퇴진하는 것이 미국의 견제로 실현되지 못해온 ‘아시아통화기금’(AMF) 논의에 또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월가의 경제전문 칼럼니스트가 지적했다.
윌리엄 페섹은 블룸버그에 21일 게재된 ‘울포위츠 건이 AMF를 회생시킨다’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부패 척결을 앞세워온 울포위츠가 스스로의 스캔들로 물러나게됨에 따라 미국이 AMF 구축을 견제할 명분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페섹은 지난 97-98년 외환 위기를 겪은 아시아의 상황이 이제는 확연히 달라졌다면서 한 예로 중국의 외환 보유가 1조2천억달러에 달한 점을 상기시켰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 13개국 재무장관들이 이달초 회동해 역내 보유외환 2조7천억달러를 공동 운용하는 방안에 합의한 점도 지적했다.
페섹은 엔론과 월드컴 도산으로 대표된 미국의 회계부정 스캔들에 이어 울포위츠 사태까지 겹쳤다면서 이런 서방의 ‘인텔리 부패’가 ‘신뢰도 제로’ 상황을 초래하게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가운데 세계은행이 말하는 ‘세계’가 진정 어떤 것이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다면서 아시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및 아프리카가 과연 세계은행에 의해 동등하게 취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들이 많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페섹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뉴욕 소재 수석시장전략가인 조지프 퀸란이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상기시켰다. ‘미국의 돈을 대는 중국의 역할’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미국 등 선진권이 그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경제국들의 저축에 의존해 재정 공백을 메워왔으나 미국채 투자 매력이 갈수록 전같이 않은 가운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내용이다.
페섹은 이런 가운데 달러의 매력도 약해지고 있음이 현실이라면서 바로 이런 때 울포위츠가 몰락한 것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지대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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