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동양계 여성으로는 오리건주 최초 기록
“한인 2세들에게 꿈과 도전의식 주는 계기 됐으면”
동양계로는 오리건주 최초의 여성판사로 임명된 율리 유 멀트노마 순회판사가 지난 18일 정식 취임했다.
이날 오후 포틀랜드 시청 2층 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서임식에는 멀트노마 카운티 법원 판사 전원과 가족, 친지 등 100여명이 참석해 유 판사 및 토마스 라이언 판사의 취임을 축하했다.
데일 코치 멀트노마 카운티법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서임식에서 테드 쿨롱가스키 주지사를 대리해 참석한 데이빗 리스 행정관, 앨버트 메나시 오리건변호사협회장 및 수잔 그래버 연방항소법원(9지구) 판사 등이 법관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이들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그래버 판사는 유 판사가 관선변호사 시절, 카운티 검사였던 자신과 법정에서 맞섰던 인연을 소개하고 그동안 뉴욕 브루클린 지검,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 오리건주 검찰청 등을 거치며 다채로운 경력을 쌓은 후 이제 오리건 주민들의 공정한 법익 보호자로서 돌아왔다며 유 판사가 법관으로서 훌륭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어 소임을 잘 감당해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법복 착의식에서 이석순 외할머니(91)가 입혀준 법복을 입고 연단에 선 유 판사는 “할머니, 저를 항상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또렷한 한국말로 인사한 후 이를 다시 영어로 반복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유 판사는 자신이 어려서 이모에게 입양돼 성장하며 생모(2004년 작고)와 양모, 외할머니로부터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잃지 말라는 가르침을 늘 받고 자랐으며 주위의 헌신과 사랑이 자신을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영민 전 한인회장, 유척상 변호사와 사이몬 황, 리아니 리브스, 헬렌 유 등 2세 한인 변호사들도 참석해 서임식을 지켜봤다.
유척상 변호사는 유 판사가 단순히 동양계이기 때문이 아니라 객관적인 제반 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판사로 발탁된 것이긴 하지만 향후 유 판사를 통해 한인 2세들의 법원 인턴십 등의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딸의 서임식을 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어머니이자 이모인 클레어 유 박사는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고 은 시인의 시집을 영어로 번역 출간해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지에 크게 소개된 적이 있으며 현재 UC-버클리 한국학센터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부친 유병기씨는 딸이 어려서부터 남의 입장을 잘 헤아리고 주위를 잘 돕는 성격이었다며 법적으로 약한 처지에 놓일 수 있는 피고인들의 아픔도 잘 헤아려 올바르고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는 법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임식 후 다운타운의 히스만 호텔에서 열린 축하 디너 모임에서 유 판사는 부모들의 희생으로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한인 2세들은 부모세대들이 감당해 내고 있는 역경의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나의 작은 성취가 한인 청소년들에게 도전정신과 목표를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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