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대 간다” 중학생도 과외 열기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홍수에 가뭄이 겹치며 농업기반이 한 순간에 무너지며 심각한 식량난은 수년간 계속됐다. 그들은 당시를 ‘고난의 행군 시기’였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에 찾은 북한은 그때의 고통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그들 나름대로의 자신감도 있어 보였다. 우리 한민족의 나머지 절반인 북한 중심 ‘평양’을 살펴봤다.
수년간 지속된 식량난 불구
거리 시민들 자신감 엿보여
김일성 시신안치 금수산 궁전
먼지제거기 등 거쳐야 입장
주민들 우는 모습에‘벽’실감
<주체사상탑에서 내려다 본 대동강과 평양 시가지 전경>
독보적인 명문 ‘김일성 대학’
명문대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한국 부모들이 어깨에 힘을 주는 것처럼 김일성 종합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킨 부모는 일가친척은 물론 이웃들로부터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김일성 종합대학이 북한 사회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서울대학교의 그것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일성 종합대학은 1946년 7월 북조선 임시 인민위원회 결정 제40호에 의하여 대학 설치기구가 만들어지면서 설립, 10월1일 개교했다. 설립 당시에는 사회과학부와 자연과학부 등 2개 단과대로 출발하였으나, 지금은 역사, 법률, 경제, 조선어문학, 철학, 외국어문학, 수학 및 역학, 물리, 화학, 생물학, 지리, 지질, 원자력, 자동차공학 등 14개의 학부와 17개의 부설 연구소를 가진 종합대학의 면모를 갖췄다. 입학시 소속 학교장과 조선노동당의 추천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북한에서 김일성 종합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중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현재 평양의 명문 중학교는 전국의 수재들은 다 모인다는 평양1고중, 평양시1중학교, 모란봉1중학교 등이다. 물론 김일성 종합대학 합격증은 이들 학교에서도 상위 10%에 드는 학생들의 것이다. 중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 북한 부모들도 ‘과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의 과외는 아직 ‘순수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학생과 부모가 교사의 집을 방문해 개인지도를 부탁하는 것. 사회주의 사회이니 만큼 금전적인 대가는 절대 금물이란다. 물론 지도해준 교사에 대한 감사 표시는 가능한데 주로 양복지나 구두, 쌀 등 생필품이 주류를 이룬다.
김일성 종합대학에 떨어진다면 재수도 가능하다. 중학교 과정을 마친 후 상급학교로 진학하지 못하면 정부에서 배정하는 사업장에 나가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데 사업장에 대학진학 계획을 알리면 일과가 끝난 오후에는 대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기도 한다.
북한의‘성지’금수산 기념 궁전
금수산 기념 궁전은 평양 중심가에서 북동쪽으로 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모란봉(금수산) 기슭에 있는 복합 석조 건물로, 1973년 3월 착공해 1977년 4월15일 김일성의 65회 생일을 맞아 준공했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기 전까지는 주석 관저로서 금수산 의사당 혹은 주석궁으로 불리다 김일성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지금의 명칭으로 이름을 바꿨다. 1995년 영구보존 처리된 김 주석의 시신을 안치해 더 유명해진 곳으로 궁전으로 승격되면서 중앙 홀 가운데 너비 60미터에 달하는 대형 김일성 초상화와 김일성 입상을 세웠고, 궁전 앞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상징하는 너비 415미터, 길이 216미터의 콘크리트 광장을 조성했다.
5월 20일 오전 방문한 금수산 기념 궁전은 1,100미터 길이의 평면 에스컬레이터로 방문단을 맞이했다. 평면 에스컬레이터는 주차장과 궁전을 연결하는 복도식 통로 전체에 설치돼 있었는데 1996년 건설됐다. 복도 끝 부분의 엑스레이, 금속탐지기, 롤러식 신발 먼지 제거기 등 3개의 관문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궁전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입장한 방문단을 제일 먼저 맞이한 것은 16미터 높이의 대형 김일성 입상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자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3층 높이의 홀이 모습을 드러냈다. 홀 입구에 설치된 고압 공기 먼지제거기를 통과한 후 홀 내부로 들어서자 붉은 색 조명아래 검은색 대리석 제대 위에 붉은색 천을 덮고 누워있는 김일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997년 7월 7명의 러시아 기술자들이 방부처리 했다는 김일성의 시신은 짙은 색 양복을 입고 있었으며 생전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보는 이의 모골을 송연하게 했다. 시신을 직접 본 북한 주민들은 감정이 복받치는지 너나할 것 없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었다. 불과 30여분 사이의 짧은 방문이었지만 체제의 다름과 그들과 우리 사이의 알 수 없는 벽을 실감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고려호텔 인근 영광역 앞을 오가는 북한 주민들>
<평양 개요>
북한의 수도인 평양은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이며 많은 관광 명소를 가지고 있다. 약 200만의 인구를 가진 평양은 평균 해발 높이 84m, 연 평균기온 섭씨 9.7도다. 평양의 총 면적은 2,800제곱킬로미터로 서울의 약 4배에 달한다.
평양을 상징하는 곳은 김일성 광장과 인민대학습당,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등이 위치한 김일성 광장 지구다. 김일성 광장은 대동강을 사이에 끼고 주체사상탑과 마주보고 있는데 매년 태양절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곳이다. 광장의 넓이는 7만5,000평방미터이며 전체가 화강암으로 포장돼 있다.
김일성의 생가인 만수대가 위치한 만수대 지구도 관광명소다. 만수대 지구에는 천리마동상, 평양학생소년궁전, 만수대 의사당 등이 있으며 만수대 의사당은 높이 64미터의 김일성 입상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도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 기념궁전, 을밀대가 있는 모란봉, 개선문, 김일성 종합대학 등 대동강을 따라 곳곳에 관광명소가 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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