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방문 노무현 대통령 한인 간담회서 밝혀
“임기 중 적어도 정권영역서 투명해졌다” 강조
노무현 대통령이 서북미 한인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밝은 전망과 함께 자신의 정치철학 등을 피력한 후 24시간의 시애틀 일정을 마치고 1일 아침 과테말라로 떠났다.
노대통령은 30일 오후 시애틀 다운타운의 그랜드 하이야트호텔 볼룸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제가 내일(1일) 과테말라로 갑니다. 부담이 좀 되긴 하지만 큰 소리 먼저 치겠습니다”라며 “걱정 마십시오”라고 자신감을 표명,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노대통령은 “그 동안 우리 국민이 노력을 많이 했다”며 유치경쟁국 마다 각기 장점이 있지만 한국의 강점은 ‘국민표’라고 강조하고 “우리 국민이 원체 준비를 잘해놨기 때문에 잘 될 것이며 나도 모자라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그 동안 시애틀에 오지 못한 빚을 갚지 못하고 임기를 마칠까봐 걱정했는데 이번에 건수를 만들어 오게 됐다며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시애틀이 매우 살기 좋은 곳으로 보였고 “바다에 내가 좋아하는 요트도 많이 떠 있더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시애틀 동포들이 마음이 부드럽고 갈등도 적어 다른 지역과 달리 모범적인 한인사회라는 소개를 듣고 기뻤다고 말했다.
서북미 한인 지도자 250여명 외에 몬태나 및 오리건주 명예영사와 한국전 참전용사 4명도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김기현 시애틀한인회장의 제의에 따라 노대통령의 과테말라 방문을 성원하는 박수를 보냈다. 김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국민의 머리에만 남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가슴속에 오래 남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주 타코마 한인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함께 양국 경제협력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노대통령의 시애틀 방문은 뜻 깊다며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한인들도 긍지를 갖고 어깨를 펴고 살고 있다”고 설명하고 “노대통령의 건승과 대한민국의 발전과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건배를 제의했다.
질문에 나선 강석동 전 시애틀한인회장은 한미FTA가 동포사회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질의했고, 정금식 보잉이사는 한국이 지향하는 경제가 워싱턴주와 공통점이 많다며 본국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노준기 알래스카주 한인회장은 알래스카에 외환위기 직후 폐쇄된 총영사관을 다시 개설하고 한국과의 정기항공노선도 재개해주도록 건의했다.
노대통령은 답변을 통해 자신의 임기에 대한 자평과 더불어 올해 대선을 바라보는 정치권이나 유권자들의 자세에 대한 당부도 곁들였다. 노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됐을 때 “‘아이고 죽었구나’ ‘큰일 났구나’라고 생각한 사람이 좀 계셨겠지만 한국 안에는 더 많았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신문에서도 마구 그렇게 썼다”며 “내가 보기에 그렇게 큰 일은 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노래지지 않는 그런 정치, 정치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고 보는 사람도 생각을 바꿔갈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법을 지키니까 적어도 정권의 영역에서 한국이 투명해 진 것은 맞다”며 “공직자가 국민을 겁주거나 국민을 깔보고 깔아뭉개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깜짝 쇼로 강원인회 회원들이 올림픽유치 배너를 들고 입장한 가운데 정두식 회장의 “2014년 동계올림픽은 평창이다”라는 구호를 선창, 참석자들이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한편, 노대통령이 연설 도중 수 초 동안 단상을 제외한 회의장내의 모든 조명이 꺼지자 즉각 경호 팀이 당상주변으로 몰려가는 등 잠시 긴박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애틀 한글학교의 김예진(8)양과 벨뷰 한글학교의 정규동(6)군이 노대통령 부부에게 꽃다발을 선사한 데 이어 워싱턴주 음악협회 회원인 소프라노 한혜숙씨와 테너 박웅철씨가 이중창으로 ‘그리운 금강산’과 ‘목련화’를 선사했다.
간담회를 마친 노대통령은 저녁에는 숙소에서 송민순 외교장관, 이태식 대사 등과 평창올림픽 유치 전략회의를 가진 것 외에는 숙소에 머물며 휴식을 취했다.
노대통령 내외는 1일 오전 10시 보잉필드에서 샘 리드 주 총무장관과 손창묵 주 경제수석, 이태식대사, 한인회장 등의 환송을 받고 기내에 올라 바로 과테말라로 향해 이륙, 24시간의 시애틀방문 일정을 마쳤다.
노대통령은 30일 예정보다 15분 이른 오전 9시45분 아시아나 전세기 편으로 보잉필드에 도착, 그렉 니클스 시애틀시장 내외와 이태식 주미대사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권찬호총영사의 소개로 임용근 오리건주 하원의원, 손창문 주 경제수석, 김기현 시애틀한인회장, 이정주 타코마 한인회장 등 한인지도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권양숙여사는 호텔 내 스위트룸에서 홀트 인터내셔널의 수잔 콕스 부회장, 이진경 한인생활상담소장, 정 데므론 대한부인회 이사장, 박준서 월드비전 본부장 등 사회봉사단체 대표들을 접견하고 격려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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