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보다‘안정’선택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3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 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시장 불안이 극도로 고조됐던 지난 9월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5%포인트씩 과감하게 인하하는 ‘충격요법’을 통해 기선을 제압했다면 이번에는 ‘예측 가능성’이라는 중앙은행의 기능에 충실함으로써 시장에 ‘안정감’을 심어주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연착륙 의지 시장전달, 추가 인하에는 쐐기
▲인플레 우려 불구 단행
금리인하 결정 직전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기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자 일시적으로 금리동결 가능성이 부상하기도 했다. 또 GDP와 더불어 예상을 뛰어넘는 소비지출, 수출, 설비투자, 고용 등의 지표가 발표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FRB 내부의 우려도 커질 수 밖에 없었다.
FRB의 금리결정이 대체로 ‘만장일치’ 형식을 통해 발표됐음에도 이날은 이례적으로 반대의견이 공개된 것도 이 같은 우려의 강도를 반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경기 경착륙으로 인한 침체를 방치하지 않고 견고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자 하는 FRB의 정책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금리 동결시 나타날 증시 급락등 시장 충격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월스트릿의 설명이다. 극소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0.5%포인트 인하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인플레이션 억제’를 제1의 목표로 하는 FRB로서는 힘든 선택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 인하 기대에는 쐐기
FRB는 FOMC성명을 통해 “이번 금리인하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추가 금리인하를 향한 시장의 ‘끝없는 갈증’에 저지선을 구축했다.
FRB는 또 “오늘의 결정이 9월 금리 인하와 함께 금융시장의 혼란이 전반적인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고, 향후 완만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FRB가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수준도 종전보다 높였다. “최근의 유가와 상품 가격의 상승 등이 인플레이션의 압력을 또다시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문구를 새로 집어넣었다.
또 “인플레이션 위험이 남아있고,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는 문구를 유지하는 등 이번 FRB 성명서에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신호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 가계에도 영향
추가 금리인하는 이자율에 민감한 소비자 가계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부분 미국 대형 은행들은 31일 소비자 대출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현재의 7.75%에서 7.5%로 내렸다.
자체 우대금리를 적용해온 한인은행들도 31일과 1일 우대 금리를 일부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인은행들의 경우 지난 9월19일 우대금리를 0.5%나 내린데다 많은 대출상품에 우대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의 경우 대출 이자율이 내려가지만 반면 예금 금리도 떨어지기 때문에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특히 우대금리와 연동되는 홈에퀴티 라인오브 크레딧이나 크레딧 카드·모기지의 변동 금리는 직접 영향을 받아 페이먼트가 줄어들게 된다.
금리인하로 머니마켓이나 양도성 정기예금(CD)의 이자율도 최소한 0.25% 떨어지게 된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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