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뉴저지 한인 청소년들의 탈선이 최근 들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록 대부분의 한인 청소년들이 우수한 학업 성적과 활발한 봉사 및 취미생활 등으로 사회에 모범이 되고 있지만 열악한 가정환경과 급우들의 압력으로 인해 탈선의 대상이 되는 한인 학생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한인사회 전체의 경각심이 필요하다.
지난 여름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한인 학생 총기 난사 사건에서부터 최근 뉴저지에서 한인 학생들이 교장을 살해하겠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한인 청소년들의 탈선문제는 더 이상 사회가 방치할 수 없는 이슈이다. 청소년들의 주요 탈선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인터넷과 갱단 문제에 대해 짚어본다.
▲인터넷
온라인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탈선은 해가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17세 청소년 가운데 온라인 폭력 경험자의 증가율은 지난 2000년 6%, 2005년 9%에 불과했으나 현재 50%로 급증한 상태이다.
연구자들은 특히 온라인 폭력이 여러 유형의 반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10∼15세 청소년 1,500명을 관찰한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진은 과거 1개월간 온라인 폭력에 시달린 청소년의 교내 무기반입 비율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8배 정도로 높았다고 지적했다.이들은 온라인 폭력 경험자 중 64%가 실제 신체적 혹은 언어적 폭력을 겪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폭력 피해자의 개념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뉴저지에 거주하는 10대 한인 청소년이 인터넷을 통해 아동 포르노 콘텐츠를 유표한 혐의로 미 연방 수사국(FBI) 조사에 의해 검거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는 웹사이트 중에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웹사이트들도 포함돼 있다.
뉴욕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19)양은 최근 한 웹사이트의 구인란을 통해 모델 인터뷰를 보러 갔다 치욕스러운 경험을 했다. 아시안 여성 광고 모델을 찾고 있으며 시간당 200달러를 지불한다는 광고를 보고 브루클린에 위치한 촬영장을 찾았으나 이 촬영 광고는 성인 잡지 촬영이었던 것. 외모에 자신만 있으면 된다는 말에 한번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촬영장을 찾았으나, 옷을 벗기 싫으면 돌아가라는 황당한 답을 들었다. 그러나 당시 촬영장에서 3~4명의 아시아계 여성들이 촬영을 승인한 채 대기 중이었다고 전했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점증하는 온라인 폭력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가정과 학교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CDCP의 코린 데이비드-퍼든 연구원은 “부모들이 자녀들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게 1차적인 제안”이라며 “적당한 행동 요령이라든지 인터넷으로 뭘 할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제언했다.전문가들은 또한 온라인상의 성매매 유혹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컴퓨터를 자녀의 침실보다 가족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에 두고, 서비스 공급업체에서 제공하는 부모용 제어수단, 또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것을 권했다. 또 자녀의 온라인 계정에 접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유지하고, 때때로 이메일을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갱단
갱단 문제는 최근 들어 뉴욕시는 물론, 뉴저지 교외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뉴욕시경의 통계에서도 청소년 갱 문제는 두드러진다. 뉴욕시경에 따르면 2007 회계연도 1/4분기에 갱과 관련된 사건이 62%나 증가했다. 또 그동안 학교내 경찰 활동이나 갱 관련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6년 청소년의 폭력 범죄가 전년 대비 11%나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저지주 경찰국에 따르면 버겐과 패새익 카운티 등 북부 뉴저지 지역 타운 중 무려 40%가 갱단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주 전체 차원을 살펴보면 타운들 중 45%가 갱단 범죄 증가율을 보고했다. 뉴저지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갱단은 블러즈와 크립스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릭 푸엔테스 뉴저지주 경찰국장은 “뉴저지 주의 갱단 활동은 지난 2004년에 비해 상당히 증가했다”며 특히 북부 뉴저지 교외 지역에서의 갱단 활동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조 비올라 전 버겐 카운티 쉐리프국 형사는 “버겐 카운티 주민들의 경우, 대부분이 갱단 문제의 심각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갱단의 활동 범위는 이제 교외 지역까지 침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특히 버겐 카운티의 티넥은 갱단 관련 범죄가 지난 2005년 183건에서 지난해 300건으로 약 2배
가 늘었다 한인 밀집지역인 포트리와 팰팍 역시 갱단의 활동이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검찰청은 이와 관련, 지난달 카운티내 초중고교생 학부모에게 공문을 보내 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서기까지 했다.존 몰리넬리 버겐카운티 검찰총장 명의의 이 공문은 “최근 청소년들의 갱단 가입과 범죄가 증가 추세”라며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충격적인 점은 갱단이 초등학교 2-3학년생에게까지도 갱단 지부 형식으로 손길을 뻗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현재 갱단 관련 사건의 46%가 교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청소년들은 학교내 안전과 보호를 받기 위해, 또는 친구들과의 소속감, 단순 흥미 등 다양한 이유로 갱단 가입의 유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국 자료에 따르면 뉴저지 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갱단원의 수는 지난 1997년 1만6,700여명에 달했지만 2006년에 들어서는 그 수가 무려 2만5,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수사당국은 갱단에 가입할 경우 여러 가지 징후들이 나타나는 만큼 학부모들이 이를 조기에 발견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청은 갱단에 가입했거나 가입할 경우 자녀들이 ▲특정 색상의 의상이나 특정 로고 및 상징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고 ▲수신호를 자주 사용하며 ▲독특한 디자인의 눈에 띄는 귀금속을 착용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업을 빼먹고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와 ▲누군지 잘 모르는 새로운 친구가 생길 경우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이나 제품들을 소지할 경우 ▲알콜이나 마약의 흔적이 보일 경우 갱단 가입에 대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알콜과 마약, 갱단, 인터넷 폭력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잘 모르고 있거나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내 자녀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편견을 버리고 자녀들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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