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아일랜드=김동욱 통신원
나와 롱아일랜드( LONG ISLAND)와의 인연은 1993년 5월에 시작되었다. 1992년 4월에 뉴욕으로 건너와 13개월을 맨해튼 34가에 있는 아파트에서 혼자 지냈었다. 1993년 5월에 가족들이 합류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거주지를 물색해야만 했다. 뉴저지주에 있는 레오니아와 클로스터 지역의 학군이 괜찮다는 소리를 들었던터라, 며칠 동안 그 지역에 있는 부동산 소개업소를 수도 없이 들락거렸었다. 몇날 며칠을 헤매고 다녔으나 허사였다. 임대를 하겠다고 내놓은 아파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그러던 차에 우리 회사의 통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손길완 씨가 업무 협의를 위해 전화를 걸어왔다.
그 때 나는 그냥 지나는 말로 아파트 이야기를 꺼냈었다. 저희 동네에 한번 가 보시겠어요? 어디 사시는데요? 포트 워싱턴에 사는데 학군도 좋고, 안전하고… 제가 오후에 자동차를 가지고 맨해튼으로 나가겠습니다. 1년 가까이 그와 같이 일을 같이 해왔지만, 단 한번도 대면하여 만난 적이 없었다. 모든 업무는 전화와 팩스를 이용하여 처리했었기 때문이다. 인사도 드릴 겸해서 한번 찾아 뵙고 싶습니다! 라고 여러 차례 말을 해왔지만, 바쁘신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일은 전화와 팩스로 하면 되니까요…라고 답을 하곤 했었다.손길완씨의 자동차에 편승함으로써 약 12개월 만에 처음으로 맨해탄 시내를 벗어난 셈이었다.
’Paul D. Schreiber High School’을 둘러 본 후에 ‘Sands Point’에도 가 보았다. 한창 잘 나가던 시절에는 베버리힐즈를 제치고 Village 거주민 평균 소득이 전국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부자 동네(이 사실을 그 때는 몰랐었다)인 Sands Point가 속해 있는 포트 워싱턴을 대충 둘러 본 후 부동산 소개업소를 찾았다. 괜찮은 곳이 한 군데 있어서 계약을 하자고 했더니, 소셜 시큐리티 번호와 연락이 가능한 전화 번호를 남겨 놓고 가란다. 2~3일 내로 연락을 해주겠노라고…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나와 롱아일랜드와의 인연이었다. 가족들이 도착하고, 가구를 비롯한 필요한 물품들을 주문하고… 나를 제외하고는 가족들 중 어느 누구도 영어를 할 줄 모르고… 무엇인가를 배달하려고 자동차가 도착하면, 가족들은 전화기를 들고 옆 집으로 달려 가곤 했다.
빌 할아버지에게 달려 가면, 그 할아버지가 배달 사원과 대화를 하고, 그 상황을 나에게 영어로 설명을 하고, 나는 그 내용을 가족들에게 한국말로 설명해주고… 그런 날들이 한동안 계속되었었다. 아들 도현이가 안보이기에 제 아들 못 보셨습니까?라고 물었더니 2시 반 쯤에 농구공을 가지고 빨간 셔츠에 하얀 반바지를 입고 나갔다고 답해 주었던 알렉스 할아버지, 나만 보면 반가와서 두 손을 흔들어 주곤 하였던 에디스 할머니와 올가 할머니, 내가 후진을 잘못하여 자동차에 흠집을 내었는데도 괜찮다고 웃어 주었던 샌드라… 모두가 나의 롱아일랜드에서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던 사람들이다.
서울 생각이 나거나, 솟아 오른 배의 높이를 좀 낮추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걷곤 했던 해변 길… 기기에 연해 있는 바닷가에서 풍겨나와 콧끝에 전해지던 갯내음, ‘선셋 파크(SUNSET PARK)’를 끼고 돌아 타운 덕(TOWN DOCK)에 설치되어 있는 벤취에 앉아 바라보던 수 많은 크고 작은 보트들, 대서양 바다 건너편의 저택들… 여름이면 금요일 마다 들을 수 있었던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야외 공원 연주… ‘MANORHAVEN BEACH PARK’의 백사장을 걸으며 서울에 있는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고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매달려 있던 일…시간 나는대로, 나의 롱아일랜드에서의 생활과 롱아일랜드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한다. 롱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 좋은 모임에 관한 이야기들, 오래된 업소들의 이야기, 같이 웃을 수 있고, 같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소개할 생각이다.
가끔은 가슴 뭉클한 이야기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주위에 그런 이야깃거리들이 있으면 본 통신원에게 연락을 해주길 부탁드린다.
모처럼 마련된 귀한 지면에 쓰여지는 글이 나 혼자만이 쓰는 글이 아니라 롱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한인들 모두가 같이 적어 나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연락처(516)241-6024 (nykore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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