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앤드리 밴 더 벌크는 최근 6개월 동안 수입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그는 무직자가 아니고,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주유소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올들어 그는 이들 주요소에서 돈을 벌어들이기는 커녕 기름을 구입하느라 기존에 저축해 놓았던 돈을 쏟아붓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휘발유 판매량이 10%가량 줄어들었고, 운전자들이 적게 찾아옴에 따라 주수입원인 편의점 매출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가 상승과 더불어 신용카드 사용자도 덩달아 늘어남에 따라 카드 회사에 떼이는 수수료 역시 증가했는데, 현재 매출의 2~2.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니 손에 남는 돈이 거의 없는 것.
지난 1주일 사이에 캘리포니아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19센트나 올라 갤런당 4.43 달러를 기록하고, 미국의 평균 가격도 4 달러를 넘어서면서 일선 주유소들이 그만큼 많은 이윤을 남길 것이라는 일반인들이 예상과는 달리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고유가 속에 경험하는 주유소들의 경영난은 소비자들의 휘발유 구매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탓도 있지만 신용카드 수수료 및 유조차 작업비, 기타 비용들이 수익 상승분을 추월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주들은 현재 경험하고 있는 경영난이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하면서 석유회사들이 주유소의 이문을 더욱 박하게 만들어 전체 수입이 줄어든 데다 각종 장비의 유지.보수 비용이나 임대료도 증가해 고충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유가 정보 서비스의 벤 브록웰 소장은 일반인들은 휘발유값 4 달러 시대를 맞아 일선 주유소 업주들도 덩달아 돈을 챙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고 전국편의점협회의 제프 레너드 대변인도 일선 주유소 업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게 악화되면서 문을 닫는 업소도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실제로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 283개 편의점 및 주유소를 직접 경영하거나 물건을 공급하고 있는 유니-마트는 지난달 기름값을 지불할 현금이 바닥났다며 파산 보호신청을 접수했다.
텍사스에서 15개 편의점을 소유한채 150개 독립 주유소들에 기름을 공급하고 있는 빌 더글러스는 부도 직전의 위험한 상황에 처한 업소들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최근 4개월간 내가 담당하는 10개 주유소의 업주들이 내게 업체를 넘기겠다는 증서를 작성한 상태이다고 밝혔다.
더욱이 주유소들이 문을 닫는 사태는 소비자들에게도 결코 이로울 것이 없는데, 경쟁 업소가 줄어들어 선택할 여지가 좁아질 경우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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