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재력가, 1천만弗 이상 투자문의 잇따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한국의 뭉칫돈들이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으로 대거 몰려올 태세다.
한국에서 제대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대규모 자금이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취득한도 전면 폐지라는 호재에 편승, 경기 침체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미주 지역의 부동산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한인 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달 까지만 해도 부동산 담보 대출은 대개 300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달들어 1천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대출받으려는 한국 기업가 및 재력가들의 발길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과의 상담 과정에서 털어놓는 이들의 투자처는 장기적으로 주택 건설.분양이 가능한, 여유 부지가 있는 골프장을 비롯해 대형 상가나 오피스빌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매입가의 절반을 한국에서 가져오고 나머지 절반은 한인 은행에서 대출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들 투자 대상은 예전에도 한국 재력가들의 주요 관심처이기는 했지만, 과거에는 여러 명의 공동 투자 형식이었던 반면 이젠 특정 개인이나 기업 명의로 단독 매입하려 하는 등 단위가 훨씬 커졌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국민에게 자유로운 자산운용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일부터 기존에 300만 달러로 묶어놓은 투자목적 해외부동산 취득한도를 전면 폐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거주 목적의 부동산 취득은 이미 한도가 폐지됐었다.
특히 국내에 투자할 곳이 마땅하지 않은 마당에 불경기와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부동산에 이제 투자할 적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상황에서 내려진 취득한도 폐지는 뇌관을 터뜨린 꼴이 됐다.
장래에 미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자녀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주려는 계산도 한국인 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게 만드는 요인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익명의 한인 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 달 들어 갑자기 1천만 달러 이상을 대출해줄 수 있겠느냐는 한국 기업가들이 매주 적어도 1명씩 찾아오고 있다며 본격적인 미국 부동산 투자 행진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고 말했다.
대규모 부동산 투자와 함께 최근 주춤했던 소규모 투자 역시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해외 부동산 취득액은 2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억8천600만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으며, 이는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미국 부동산 경기가 저점에 도달하지 않았느냐는 전망들이 나오면서 그동안 가격이 하락하기를 기다리며 관망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이 은행 관계자는 미국 부동산 경기가 내년까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있지만 이제 바닥에 도달, 더이상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며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본격적인 한국 투자금의 부동산 매입 행렬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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