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당일 고문 완전금지..기후변화 관련 중대제안도 곧 발표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미국의 새 행정부는 대통령 취임식 당일에 고문을 완전히 금지하고 기후변화 문제에 관한 중대 제안도 조속히 내놓는 등 일방주의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버락 오바마 당선자의 한 측근이 10일 밝혔다.
지난 7월 오바마의 베를린 방문을 준비했던 윌리엄 드로즈디악 미국 독일위원회 회장은 이날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인들이 오바마 진영의 공약에 만족하고 있으나 미국 새 정부가 기후변화 문제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일방주의 해소에 실제로 진지하게 나서는 모습을 보게 되면 미-유럽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이 미국이 어떻게 환골탈태하게 됐는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유럽으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다면서 우리가 조지 부시에서 오바마같은 대통령으로 곧장 옮겨 갈 수 있을 것으로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고 말했다.
드로즈디악 회장은 또 금융위기가 (새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되겠지만 이외에도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일(내년 1월20일) 고문을 완전히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해 신속히 조치를 취하는 한편 기후변화 문제에 관한 중요한 제안도 아주 빨리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향후 미국의 초점은 이라크보다는 아프가니스탄이 될 것이라면서 오바마 당선자도 독일 정치인들이 총선이 있는 해에 병력 증파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과 같은 지도자들은 때로는 20%의 지지 속에서도 올바른 일을 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에 대해서는 오바마 당선자가 지역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면서 이 회의에서 유엔평화유지군이나 유럽의 군사개입 강화와 같은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드로즈디악 회장은 이와 함께 최근 러시아의 `미사일 발언’에 대해 오바마를 코너로 모는 아주 멍청한 짓이라면서 오바마는 미사일방어 계획의 재평가, 군축 및 비확산 문제에 관한 협력 강화 등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으나 그같은 발언이 오바마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바마가 관계 개선을 생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공화당에 의해 유약하다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오바마의 베를린 재방문 가능성에 대해 아마 첫 유럽 방문은 내년 4월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가 틀림없이 곧 베를린으로 되돌아올 것이고 그의 인기를 고려할 때 이번에는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연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 7월 베를린 방문 때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연설하기를 희망했으나 현직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후보에게 역사적인 장소를 빌려주기 어렵고, 브란덴부르크 문이 선거유세에 이용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반대에 따라 대신 승리탑(지게스조일레) 부근 티어가르텐 공원에서 20만여명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연설했었다.
k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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