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다음은 소매업 차례인가.’
미국 유통·소매업계가 연중 최대의 대목으로 꼽아온 연말 휴일매출이 사상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미국 소매업계에 삭풍이 몰아치고 있다.
극심한 매출 부진 때문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파산으로 내몰리는가 하면 대부분 업체들이 점포를 폐쇄하거나 감원, 재고감축 등을 통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 브랜드나 업체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상태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납품기일이 대폭 줄어드는 등 업계의 영업방식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마스터카드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올 연말 휴일기간 휘발유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매출 실적은 작년보다 2.5∼4%가 감소해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 연간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대목인 연말 휴일매출이 이처럼 부진해지면서 미 유통업계와 소매업계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수많은 업체를 파산과 폐쇄로 내모는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미 소매업체에 좋은 소식은 올해가 끝나간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내년엔 상황이 더욱 안 좋다는 점이라며 소매업계의 극심한 어려움을 대변했다.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나 파산전문 변호사들은 내년 초에 소매업계의 대규모 파산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전체 소매업체중 10∼26%가 재정적 어려움으로 미 파산법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에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미시간주 소재 컨설팅업체인 앨릭스파트너스는 그동안 자료를 축적해온 대형 소매업체 182곳 중 약 25.8%가 내년 또는 2010년에 파산보호신청을 할 위험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년간 이 비율은 4∼7%에 불과했었다.
국제쇼핑센터협회는 올해 14만8천개의 점포가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내년엔 상반기에만 7만3천개의 점포가 폐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상은 점포 확장을 기본으로 한 소매·유통업계의 영업전략에 대대적인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대부분 업체가 내년 영업전략에서 매장 확대 전략을 재고하기 시작했으며, 통상 두 계절 정도를 앞서 내다보고 납품업체에 상품을 주문하던 유통업계의 관행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주문부터 납품까지의 기간이 길면 급변하는 경기여건과 소비자들의 기호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업체들은 이 기간을 최대한 줄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낸시 코엔 교수는 내년 중반까지 점포가 상당수 줄어들 것이라면서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