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갑 교수 한인 민족정체성 中.印 보다 훨씬 강해
미국에 사는 한인 1세들의 민족 정체성이 중국이나 인도의 이민 1세들에 비해 훨씬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 뉴욕주 플러싱의 퀸즈 칼리지 사회학과 민병갑 교수는 최근 완성한 `한인.중국인.인도인의 민족.소그룹 응집력 비교’라는 논문에서 `모국과 미국이 운동경기를 하면 어느 팀을 응원하겠느냐’는 질문에 한인 교포들은 94%가 `모국을 응원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인은 51%, 인도인은 63%가 모국팀을 응원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이 수치는 `아마도(Probably) 모국팀 응원’을 합한 수치이고, `반드시(Definitely) 모국팀 응원’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한국인이 90%에 달했고, 중국인은 40%, 인도인은 51%에 불과해 그 차이가 컸다.
또 자신이 민족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답한 사람은 65%, `한국계 미국인’ 이라고 답한 사람은 27%, `미국인 또는 아시안계 미국인’이라고 답한 사람은 2%였고, `한국계 기독교인’이라고 답한 사람이 6%였다.
반면, 중국인은 43%가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답했고, 26%가 `중국계 미국인’이라고 답했으며, 인도계는 29%만이 자신을 `인도인’이라고 응답했다.
같은 민족끼리의 유대감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로 `친한 친구’를 묻는 질문에서 한국.중국.인도계 모두 93% 이상이 `친한 친구가 같은 민족 출신’이라고 답했지만, 종교나 지역 등 소그룹내부에 친한 친구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중국이 73%, 인도가 71%인 반면, 한국인은 3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2005년부터 3개국 출신 이미자 그룹 1세 934명 (한인 370명, 중국인 277명, 인도인 287명)을 대상으로 인터뷰 설문 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내년 초 영국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사회과학 저널 `에스닉 앤 레이셜 스터디스’(ERS)에 실릴 예정이다.
민 교수는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단일 민족이고 언어도 하나여서 분열이 별로 없고, 특히 이민을 오게 되면 경상도, 전라도와 같은 지역색도 거의 사라지게 된다면서 반면, 중국이나 인도는 땅도 넓고 인구도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와 종교로 나뉘어져 있어 그만큼 단결력이나 정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나 인도의 경우 부유층과 빈민층의 차이가 커 고용.피고용의 상태로 계층간 분열이 심각할 뿐 아니라, 인도는 주와 종교별로, 중국은 타이완 출신이냐, 본토 출신이냐, 본토 출신 가운데도 상하이냐, 베이징이냐 등으로 분화돼 있어 우리 보다 교민 인구가 4배나 많지만 뉴욕 차이나 타운에서 아직도 시티 카운슬에 진출한 사람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 교수는 한국계 교포들 가운데 최근 종교, 특히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을 중심으로 민족 정체성이 옅어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자신의 민족 정체성을 `코리언 크리스챤’이라고 답하거나, 친한 친구를 `같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고 답하는 비율이 30% 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 그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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