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무선전화기가 흔치 않았던 때의 일이다. 꼭 필요할 것 같아서 큰맘을 먹고 무선전화기를 구입을 했다. 그랬더니 비록 단칸 방 이지만, 무선전화기가 집안의 분위기를 확 바꾸어 놓았다. 부자가 된 기분이었고, 그래서 우리 집의 보물 1호처럼 애지중지 했다. 그런데 어느날 창문 너머로 누군가가 들어와서 그 전화기를 훔쳐 갔다. 방안에 들어설 때 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던 무선전화기가 없어진 거다. 마음이 허전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 후로 전화기가 있던 자리를 볼 때 마다 속이 상했다.

무엇이든지 내가 가진 것을 잃어버리면 속이 상하고,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을 날마다 도둑맞으며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소중한 것을 도둑맞고도 도둑맞았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살고 있었다. 만일 나는 도둑맞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면, 단언하건데 그 사람은 이미 가장 소중한 것을 송두리째 도둑맞은 거다.

우리의 주변을 한 번 주의 깊게 살펴보라. 그러면 내가 가장 소중한 것을 도둑맞고 살았다는 사실이 실감이 난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주변의 모습들이 어떤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다들 어렵다고 하니 그렇겠지 하고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모습들, 할 수 있다는 생각 보다는 지금은 때가 아니니 무엇을 하든지 되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들, 몸이 아프면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아픈 몸에 젖어 사는 모습들, 생각지 못했던 충격적인 일들이 일어나면 마치 모든 것이 끝나 버린 양 좌절하고 무너지는 모습들, 누군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앙갚음을 하려고하는 섬뜩한 모습들, 그 누구도 이런 세상 속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자화상이 아닌가? 왜 그런가? 그것은 다름이 아닌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것을 도둑맞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이것이 없기에 삶이 공허하고, 고독한 거다. 그렇다면 이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도둑맞은 가장 소중한 것,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이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이 아닌 믿음이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믿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믿음, 할 수 있다는 믿음,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믿음, 이 믿음을 세상 것들에 도둑맞았기 때문에 우리 인생은 불안과 염려 속에 허덕이는 것이다. 이제 이 믿음을 다시 찾아야 한다. 이 믿음만이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이루어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천하를 다 얻는다 한들 그 마음속에 믿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오히려 가진 만큼 불안할 뿐이다. 그러나 가진 것이 넉넉하지 못해도 서로 믿음으로 한 마음을 이룬다면, 불안해 할 것 없지 않은가? 이것이 바로 행복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이 믿음을 도둑맞고 살았기에, 서로 의심하며, 서로 경계하고, 서로 오해와 불신 속에서 갈등하며 신음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제 우리의 믿음을 도둑질해가는 그 어떤 것도 단호하게 배격(排擊)해야 한다. 신은 오늘도 우리가 이렇게 서로 믿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을 만지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의 믿음대로 너희에게 이루어져라.”(쉬운성경 마태복음 9장 29절 말씀)-
오늘 당신의 믿음이 꿈을 이룬다. nsesero@g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