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갈기 4시간
　
　 “6시간 걸리는 벌목 프로젝트가 내게 주어진다면 처음 4시간은 도끼를 갈겠다고 지난 2월12일 탄생 200주년을 맞은 링컨 대통령은 말했다.
　1900년 초,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는 20%의 인구가 80%의 부를 좌지우지한다는 이론을 펼쳤다. 그 이후로 경영, 정치로부터 시작해 심지어 불량품 관리, 광고전략에 이르기까지 생활 구석구석에 그의 원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경영에서는 20%의 직원이 회사 내 문제의 80%를 일으킨다는 이론에 따라 인사전략을 세우고, 교육에서도 NCLB(낙제학생방지법)을 제정해 앞서가는 20% 보다는 뒤에 따라오는 80% 학생을 겨냥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20-80원리를 개인의 성취에 적용해 보자. 링컨이 도끼를 갈겠다는 준비기간 4시간은 주어진 작업 시간의 80%에는 못 미치지만 근사치에 가깝다고 볼수 있다. 학생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80%를 준비하는데 할당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만 배정하고 80% 효과를 보려는 태도가 대부분이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효과를 보는 효율성이라는 경제학 용어는 인간 성취에는 통하지 않는다.
　“어떤 분야에서든 뛰어나기 위해서는 하루 최소 3시간 10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뉴요커 주간지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강조했다. 그는 남다른 업적을 이룬 수백명을 연구한 끝에 “1만 시간의 법칙”이 그들의 성공뒤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빌 게이츠, 비틀즈, 타이거 우즈등은 하나같이 적어도 1만시간의 혹독한 연구, 연습, 반복훈련이라는 준비기간을 통해 필요한 기초를 닦은 후에야 최고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비해 대부분 학생들은 어떠한가. 영어를 정복하겠다고 미국에 왔지만,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외국인을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불평한다. 학교에서는 한인 유학생들 끼리만 어울리고, 집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즐기며, 도스토예브스키를 읽으라는 숙제가 주어지면 영어가 빨리 이해되지 않는다고 한국어 번역본에 먼저 손을 댄다. 또한, 바바라 월터스같은 앵커가 되겠다는 포부는 있지만 많은 시간을 쇼핑몰 아니면 채팅룸에서 보내는 학생도 있다.
　도스토예브스키는 카라마죠프의 형제에서 그런 대책없는 낙관주의적 행동을 보이는 청소년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불행하게도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지금 겪고 있는 희생과 고생이 가장 쉬운 것인줄 모른다. 후에 자신들의 힘을 키우고 지금의 10배 이상으로 더 높게, 넓게, 깊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지식을 쌓기 위해 지금 당장 5~6년 동안 고생하는 것을 엄청난 희생으로 생각하고 부담스럽게 여긴다. 미래의 성취를 위해 지금 가진 시간의 80%에 투자하는 것을 귀찮아 한다는 것이다.
　머리 좋은 학생은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에게 당하지 못하고, 노력하는 학생은 자신의 일을 즐기는 학생을 감당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즐기는 학생은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 학생을 당하지 못한다. 물은 99도 까지 조용히 있다가 100가 되어야 비로서 끓기 시작한다. 자녀가 열정도 없고, 있다 하더라도 몰입하지 않는다 하여 성급하게 실패라는 딱지를 주는 것은 금물이다. 열정 100도에 오르게 하려면 그들이 가진 소질을 꾸준히 개발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이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말이다. 물론, 여기서 4시간 동안 도끼를 직접 갈아야 하는 사람은 청소년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