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저축률 6.9%...불황속 15년만에 최고치
▶ 소비 부진으로 시중 돈 안돌고 기업경영 악화
어려운 경제 상황을 맞이해 저축을 늘리는 등 검소한 생활이 오히려 경제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 상무부의 26일 발표에 따르면 가계저축률은 5월에 6.9%를 기록해 1993년 이후 15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5.6%에 비해 1.3%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가처분 소득에서 실제 소비를 제외하고 남는 부분을 보여주는 가계저축률의 이 같은 상승은 미국인들의 생활 방식이 검소해졌음을 뜻하는 것이다.
최근의 저축률 상승은 과거 주택시장 붐이 일 때 과도한 차입과 무분별한 소비로 저축률이 ‘0’ 밑으로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장기적으로 경제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당장 심각한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소비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저축의 증가가 장기적으로는 좋지만 어려운 시절에 돈을 쌓아두는 것은 경기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인들의 생활태도가 바뀌었음은 소득이 증가한 것만큼 소비가 늘지 않은 것에서도 확인된다.
5월 개인소득은 경기부양책 등의 효과로 1.4%나 증가하면서 1년 만에 최대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소비지출은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소비지출 증가세는 2월 이후 3개월만에 처음이기는 하지만 소득 증가율에 비하면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MFR의 이코노미스트인 조슈아 샤피로는 NYT에 미국의 가정들이 투자.부동산 손실과 고용시장 악화, 빡빡한 신용사정 등으로 인해 생활태도를 바꾸고 있음이 분명히 보인다고 말했다.
저축의 증가는 ‘검소함의 패러독스’를 보여준다.
저축의 증가는 개인의 금융상황을 개선시키지만 돈이 시중에 풀리지 않음으로써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고 기업들의 경영사정 개선도 어렵게 만들어 결국에는 근로자의 임금 감소나 해고 등의 화살로 돌아오게 된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에 9.4%에 달했고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와코비아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존 론스키는 정부가 부양책을 통해 단기적으로 경제를 살리려는 제역할을 하고 있지만 과연 희망했던 것 같이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물론 경제상황이 최악의 위기국면에서는 벗어나면서 소비자심리 등은 개선되고 있다.
로이터/미시간대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0.8을 기록해 5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작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도 많은 소비자들은 일자리 상실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소득이 줄면서 가계사정이 악화됐다고 말해 여전히 생활이 어려움을 보여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시장 악화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바클레이즈캐피털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경기회복이 이뤄지더라도 억제된 회복이 예상된다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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