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주관측 갈등으로 순위집계도 못하고 폐막
워싱턴주 팀 탁구·태권도서 금메달 3개 따내
지난 26~28일 시카고에서 열린 제15회 미주 한인체육대회가 주최측과 주관측의 갈등으로 종합순위조차 집계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대회를 주관한 시카고 체육회의 조용오 회장은 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주최측 재미대한 체육회의 장귀영 회장을 더 이상 대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폐회식 직후부터 시카고 체육회는 미주체육회로부터 탈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종합순위를 집계하던 미주 체육회 임·직원들이 철수, 각 주별 공식순위가 폐회식이 끝난 후에도 발표되지 않는 상황이 빚어졌다.
장귀영 회장 측은 주관측이 부른 경찰에 의해 쫓겨났다며 대회 파행의 원인을 시카고 체육회에 돌렸다.
이번 파행은 대회 전부터 예견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재미 대한체육회로부터 대의원 자격을 박탈당해 LA 체육회장 자격을 잃은 김익수 회장이 60여명의 선수단을 별도로 구성, 2개의 LA 대표팀 참가를 강행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시카고의 조 회장은 김 회장의 LA 대표팀(LA B팀)과 김창대 회장대행이 이끄는 대표팀을 모두 인정해 대회 출전을 허락했지만 미주체육회는 자격이 박탈된 김 회장 측의 B팀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 대회 기간 내내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주로 학생들로구성된 LA의 B팀이 배구와 야구를 번외 경기로 치르게 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회 마지막날 장귀영 대회장의 불인정 및 재미체육회 탈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참가선수들과 관계자들은 캐나다 2개 도시를 포함, 전국 27개 도시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3,2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가 파행으로 씁쓸하게 막을 내리자 “어린 선수들을 보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워싱턴주 대표팀 K모씨는 “자녀들에게 스포츠를 통해 협동심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배우라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우리는 꼴 사나운 집단이기주의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며 “2011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서 열릴 다음 대회에서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94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워싱턴주 대표팀은 금메달 3개를 따내 목표(5개)에는 미달했지만 나름대로 선전했다.
워싱턴주는 탁구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각각 2개 및 동메달 3개를 따냈고 태권도에서도 금·은 각 1개와 동메달 2개를 따냈다.
메달권 진입을 노렸던 구기종목에서는 청년 축구대표팀이 공동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농구와 야구 등은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워싱턴주 체육회의 최원준 사무총장은 “주최측과 주관측의 파행 탓에 종합순위가 공식 집계되지 않아 정확한 순위는 이번 주중 알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체육회는 29~30일 이틀에 걸쳐 대표선수들이 모두 워싱턴주로 돌아 오면 해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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