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모처럼 모여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나와 차를 몰고 나가려는데 한 부인이 차를 몰고 주차장에 들어오면서 손짓으로 필자를 세우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어서 차창을 내리고 들어보았더니 필자의 차 바퀴가 빵꾸가 난 것 같다고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그래요?” 하고 차에서 내려 살펴보니 정말 바퀴에 바람이 거의 다 빠져서 형편없게 되었더군요. “ 고맙다” 는 인사를 하고 곁에 있던 카 센타로 차를 끌고 가서 구멍난 바퀴를 때웠습니다. 차를 몰고 집에 오면서 아까 필자에게 친절하게 타이어 빵구 난 걸 가르쳐준 이가 얼마나 고맙던지요. 그걸 모른 체 고속도로에 들어갔더라면 아주 곤란할 뻔했습니다.
이곳 어스틴은 자동차가 고장 나서 도로변에 서있거나 타이어가 구멍 나거나 하면 도와주는 인심이 아주 좋습니다. 지나가던 사람 중에 한 둘은 꼭 나타나서 열심히 도와줍니다. 마치 자신이 당한 것처럼 시간을 내서 고장 난 데를 함께 들여다봐주기도 하고 연락을 해서 다른 사람을 불러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배터리가 고장 나면 자기 차에서 점퍼를 연결해서 시동을 걸어주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주 친철한 사람 중에는 초보운전자나 여성운전자를 위해서 스페어 타이어를 갈아 끼워주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차가 고장 나서 길가에 서있는 사람에 대한 이렇게 후한 인심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아마도 자신들도 길바닥에서 차가 멈춰 서보았던 당황스럽고 갑갑한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은 누구나 갑작스럽게 차가 길가에 서서 꼼짝 못하는 상황을 만날 수 있다는 동질감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자동차가 길거리에서 고장 난 날은 오히려 이웃들의 후한 인심을 맛보는 날이 되기도 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은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도움을 받는 사람은 살 맛 나는 날이 됩니다. 항상 각박한 세상처럼 살다가 이런 도움을 받고 나면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런 게 모여 행복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필자도 빵구 난 차를 몰고 나가려는 사람을 보면 얼른 다가가서 가르쳐줍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모릅니다. 남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나도 남을 돕는 것입니다. 그런데 차만 그런 게 아니라 인생도 그렇습니다. 어려울 때 뜻밖에 나타나 도움을 주는 사람이 참 고맙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받아본 사람은 그 감사한 마음 때문에 다른 이를 돕게 됩니다.
도움 받고 도움 주는 인생이 행복한 인생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돕는 맛이 좋아서 구조단체에 아예 몸담고 활동하는 이도 있습니다. 멀리 오지에 사는 사람들에게 구호활동을 펼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남 돕는 맛이 괜찮거든요. 절박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처럼 기쁜 일은 없습니다.
은혜받는 것도 따지고 보면 도움받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받으면 도움이고 주님께 받으면 은혜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생명을 향한 주님의 사랑이 간절하고 절박한 것이지요. 주님은 우리를 돕는 맛에 푹빠져 사시는 분이 틀림없습니다.
그분은 우리영혼의 아픔에 유난히 관심이 많지요. 우리인생의 바퀴가 빵구났을 때 그 분은 조용히 다가와 알려주시지요.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마11:29-30) 우리의 짐을 가볍게 해주시는 주님께 빵꾸난 인생타이어를 맡겨보심이 어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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