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은 30터
크래머는 3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껏 몽골과 중동지방을 돌며 봉사활동을 해왔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디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감이 잡히지 않아 그저 남을 돕는 일에 동참하여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중이란다. 최근의 경제 불황은 크래머 같은 대학 졸업자를 부쩍 늘게 만들었다.
올해 교사지원대(Teach for America)에는 2007년에 비해 지원자가 37%나 증가했고, 아메리코프에는 한자리를 놓고 3명의 지원자가 줄을 섰다. 경제적인 이유 외에도 “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는 대통령 취임연설 권고에 평화봉사단 지원자가 175% 증가하는 오바마 효과도 있다.
고등학생ㆍ대학생 또한 자선단체, 종교기관 등 비영리 단체를 통해 봉사활동에 땀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은 두말할 여지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봉사하는 일에 마음과 시간을 온전히 빼앗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하루에 한 시간도 자신의 장래를 위해 설계하고 준비하는 시간은 못 내면서 남을 위해 지금 봉사하는 것은 나중에 좀더 높고 깊고 넓은 차원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오늘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 신분으로 아프리카ㆍ중국ㆍ멕시코에 간다면 무슨 기여를 하겠나. 아이들 머리나 감아주고, 같이 놀아주거나, 아니면 영어 한마디 가르치기 밖에 더하나. 그 시간을 아껴 앞으로 10년 동안 뚜렷한 전문지식을 쌓아-- 예를 들면 의사가 되어--봉사한다면 그것은 다른 차원이 된다.
지금 봉사에 빠져드는 것은 주어진 시간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요 자신의 미래 가치를 헐값으로 만드는 일이다. 10년을 기다려라. 지금 뛰어드는 것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래성을 쌓는 것이다.
9ㆍ11과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겪은 요즘 청소년들 피 속에는 남의 집 잔디 색깔을 부럽게 여기기 보다 남의 집 잔디를 깎아 주는 봉사정신이 희석되어 있다.
과거의 자기중심세대(Me-Generation)와는 달리 자신의 발전을 접어두고 사회변화와 발전에 공헌하려는 열심을 가졌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다.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최소 75시간 봉사활동이 있어야 졸업장을 준다고 못박고 억지 봉사를 요구한다. 선배가 키 클럽에서 봉사활동을 해서 명문대학에 갔기 때문에 그것을 따라 하는 학생도 있다. 강박관념으로 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봉사일까.
성경책 다음으로 영향력을 많이 끼친 책 ‘아틀라스’에서 에인 랜드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사회 발전에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질문한다. 그녀는 “인간은 타인을 위한 수단이 아닌 자신을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타인을 위해 희생되거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철저한 합리적 개인주의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 주장한다.
역설적이지만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학생이 사회를 위해 가장 헌신적인 학생이다. 이타적인 학생은 중심이 없고, 뿌리가 뽑힌 학생이다. 그는 오지랖이 넓어 쓸데없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 정작 자신과 사회에게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기에 길게 보면 전혀 쓸모 없게 되는 것이다.
진정 사회를 위한다면 오바마의 권고보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라고 천명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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