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램지 교수 과학적. 인본주의 정신 담긴 세계의 선물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습니다
미국 메릴랜드대 로버트 램지(사진) 교수는 6일 워싱턴 D.C. 주미한국대사관 코러스하우스에서 ‘왜 우리는 한글날을 기념하는가’라는 한글날 563돌 기념 특별강연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한글창제에 담긴 소중한 인본주의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언어학자인 램지 교수는 한글은 소리와 글이 서로 체계적인 연계성을 지닌 과학적인 문자라면서 한글은 어느 문자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위대한 성취이자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글은 세계의 알파벳이라며 한글은 한국의 높은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지만 어느 한 나라를 뛰어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선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글의 자음인 ‘ㄱ’, ‘ㄴ’, ‘ㄷ’ 등은 실제 발성기관의 모양을 그대로 본떠 소리와 글이 체계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지만 영어 알파벳의 경우 ‘t’와 ‘d’는 두 글자가 발음상 어떤 연관이 있다고 짐작할만한 단서가 없다고 램지 교수는 설명했다.
램지 교수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에서 보여준 인본주의 정신과 교육에 대한 보편적인 믿음에도 주목했다.
그는 세종대왕은 백성이 누구나 글을 읽고 쓰고 또 여성들까지도 글을 깨우쳐야 한다는 보편주의적 시대정신을 지니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런 사상은 지금으로 보면 당연하지만 당시 지배계급의 눈에는 시대착오적이고 위험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램지 교수는 한글의 국제화에 깊은 관심을 표하면서도 정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단순하게 접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종 때 역관인 최세진이 한국사람들이 한글 음운체계를 이용해 만주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다른 여러 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한글의 국제화 가능성은 크지만 현실에서는 정치성을 지닌 복잡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한글은 중국어를 표기하는데 가장 효율적이고 한글을 도입하면 중국인들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지만 중국은 민족적 자존심과 같은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한글의 국제화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지적했다.
램지 교수는 또 세계 대부분 기념공휴일이 정치적인 사건이나 계절의 변화, 종교와 관련된 것이지만 한글날은 인간의 정신과 사상의 발전과 성취를 되새기는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한글날은 추석보다 더 큰 기념일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램지 교수는 연세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15~16세기 경상도, 함경도 말을 집중 연구했으며 컬럼비아대학에서도 10년간 한국어 강좌를 맡은 바 있다. 메릴랜드대에서는 20여 년째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매년 한글날에는 특별한 기념식을 개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코러스 하우스에서 한글날 기념 서예작품 전시회를 하고 있는 묵제 권명원 씨는 이날 직접 한글 붓글씨 쓰기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메릴랜드 대학 한국어 강좌 수강생 70여명은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진달래꽃’, 김춘수의 ‘꽃’,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등을 낭송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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