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높은 교육수준과 가족사랑을 중시하는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다른 인종들에 비해 경기침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16일 1면 특집기사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백인 등 미국내 다른 인종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 보이고 있는 점을 심층 분석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 노동통계청이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월별 실업통계를 분석한 지난 2000년 이후 미국내 인종들 가운데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여왔다. 지난 10월 미 전체 평균 실업률은 10.2% 였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의 실업률은 7.5%에 그쳤다. 반면 흑인은 15.6%, 히스패닉은 13.1%, 백인은 9.5%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중 일부는 공식적으로 직원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채 현금을 받고 일하다 해고된 경우도 많아 실업률 계산에 잡히지 않은 경우도 있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낮은 수치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도시정책연구담당 알렌 버루브 선임 연구원은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태생이든, 이민자이든 구분 없이 다른 인종그룹에 비해 높은 교육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높은 교육수준을 바탕으로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으며,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정보통신과 건강관리 직종에 많이 진출해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특히 미 전체 노동력의 5%에 불과하지만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종의 29%, 컴퓨터 프로그래머 직종의 20%, 컴퓨터 과학자 및 시스템 분석가 직종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정보통신 업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버루브 연구원의 말을 입증하듯 25세 이상의 아시아계 미국인들 중 약 30%가 대졸 이상 학력, 약 20%는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보유해 전체 미국인 가운데 대졸이상 17%, 대학원졸업 이상 10% 보다 월등히 높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폴 응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또 사회적 네트워크, 특히 가족간 연대가 매우 두터워 가족 중 한명이 실업상태에 놓이면 곧바로 가족 노동력을 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해 극복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일을 하려는 근로윤리와 두터운 가족애는 히스패닉계도 강하지만 이들은 아시아계에 비해 교육수준이 낮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네바다 대학의 로버트 랭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사회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는 욕구가 백인들에 비해 더 강하다면서 이들이 아직은 소수인종에 불과하지만 많은 대도시의 이민자촌에서 강력한 문화적, 가족적 연대감을 보이며 약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가구평균 소득은 6만8400달러로, 미 전체 평균 가구소득 5만2175달러보다 많다. 물론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다른 인종그룹에 비해 가족 구성원이 더 많아 1인당 소득을 보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아시아계가 잘 나가는 배경에는 안정적인 직업을 많이 갖고 있는 점도 작용한다. 한 예로 필리핀계 미국인들 중 상당수는 간호사, 교사 또는 우체국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또 의사, 간호사 및 건강관리 직종 등 경기침체기를 모르는 직종 및 기술직에도 아시아계가 많이 일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안들은 “해고돼 놀기보다는 하찮은 일이라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일을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데 대해 전통적으로 저항감이 있다. 이민자들은 특히 돈을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