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몇 년 전만 해도 가십지와 타블로이드 신문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할리우드의 소문난 말괄량이들이 요즘 잠잠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는 29일 인터넷판에서 할리우드를 떠들썩하게 했던 말썽꾼들이 최근 얌전해진 이유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세계 경제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집과 직업을 잃은 대중이 유명인의 파티나 말썽보다는 더 심각하고 실제 생활과 밀접한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
말괄량이 상속녀 패리스 힐튼은 단골로 출연했던 리얼리티 쇼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고 있으며, 섹스 테이프 소동을 끝으로 가십난에도 오르지 않고 있다. 바람둥이로 유명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고정’ 남자친구와 살고 있다.
영화보다는 광란의 파티로 더 유명했던 배우 린제이 로한은 2007년 약물 및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치료를 받기 시작한 이후로는 술도 끊고 착실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과천선’의 대표격은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다. 2년 전만 해도 파파라치들을 몰고 다니며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 뉴욕으로 파티를 순회하고 속옷 안 입은 모습을 사진 찍히는 일이 빈번했었다.
심지어 공개적으로 삭발을 하는가 하면, 자신을 쫓던 파파라치와 사귀기기도 하고, 병원에 실려가기도 해 요절할 것이라는 예측을 일으켰던 그녀였다.
하지만 이제 스피어스는 가수로서 정상의 자리를 되찾은 것은 물론 콘서트 투어를 다닐 정도로 건강도 회복했다.
이와 관련, 포틀랜드 대학의 대중문화학 교수인 댄 피어스는 경제위기 이후 요란한 소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대중이 유명인들의 ‘경솔한 행동’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어스 교수는 이런 현상이 9.11테러 이후에도 나왔었다면서, 대중이 매우 심각한 세계적 사건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 전문 인터뷰어인 게일 머피는 미국인이 더 이상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남의 불행에 기쁨을 느끼는 심리)’를 추구하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대중은 부와 명예 등 모든 것을 가진 듯한 스타들이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평범하지만 안정적인 삶을 더 낫다는 만족을 느꼈었지만, 경제위기 이후 자신이 직접 집과 직업을 잃는 등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스타가 갑자기 버릇을 고친 게 아니라 단지 언론이 그들의 행동을 일일이 보도하지 않는 것이며, 파파라치 사진이 2007년의 3분의 1수준으로 값이 폭락하는 등 인기가 떨어진 것도 스타들이 착해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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