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상업용 부동산 개발이 거의 중단된 가운데 자본력을 갖춘 일부 투자가들은 건물 신축보다는 기존의 건물을 단장하는 일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이런 절차는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개량, 개선 등으로 불리며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기본적 생각은 렌트비로 신축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경기침체기에 기존 건물의 가치를 최대한 우려내기 위한 것이다.
기존 프레임 사용한 공사가 더 경제적
건물 환골탈태 시킨 후 렌트 대폭 인상
그린빌딩 위원회도 “환경 친화적” 평가
뉴욕의 경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500 핍스(Fifth) 애비뉴 같은 유명한 건물들이 다시 손질되고 있으며 475 파크 애비뉴 사우스는 건축가 세자르 펠리가 주도하는 2,500만달러 예산의 대대적인 보수와 손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제 장난감 센터 건물이었던 200 핍스 애비뉴와 545 매디슨 애비뉴도 최근 재단장을 마쳤다.
이 모든 프로젝트들이 경기침체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그렇다. 이중 하나는 뉴저지모리스타운의 햄프셔 부동산 개발회사에 의해 시작된 프로젝트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는 뉴저지에 소재한 센트라로 불리는 4층짜리 교외 오피스 건물에 1,600만달러를 투입해 대대적인 재단장에 나선다.
이 프로젝트의 건축사인 콘 페더슨 폭스 어소시에이츠는 보통 101층짜리 상하이 세계금융센터 같은 프로젝트만 맡지만 이번에는 이 4층짜리 건물을 완전 환골탈태시키는 작업에 나섰다. 철제 뼈대만 남기고 완전히 다른 건물로 만드는 일인데 이 회사 대표인 유진 콘은 “이 작은 건물의 사용 면적은 7만5,000 평방피트에서 11만 평방피트로 크게 넓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다시 디자인을 함으로써 이 건물은 테넌트들이 적정 가격에 렌트할 수 있는 뉴저지의 상징적 건축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콘은 “이것이야말로 아주 좋은 리포지셔닝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콘은 자신의 건축회사가 지난 30년간 수십 건의 재단장, 재건축, 확장 프로젝트를 시행해 왔다며 이 프로젝트들은 로비를 다시 디자인하고 엘리베이터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에서부터 건물 기초만 빼고 전부를 바꾸는 대규모 공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프로젝트들은 기존의 구조는 그대로 유지한 채 건물을 향상시킴으로써 소유주들에게 이익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주들이 재정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여길 때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만 경기침체기에 더욱 활발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발업자들이 경기침체기에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건물을 사거나 새로 지을 때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렌트 수입을 못 올린다는 점”이라고 말한 콘은 “경기가 나쁠 때는 기존 건물을 활용해 업그레이드를 시키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기 침체기에는 입주율이 떨어져 일부 건물들은 절반이 비어있다. 특히 렌트비가 떨어지면서 떠나간 테넌트가 많아진 낡은 건물들이 특히 더 그렇다. 텅 비어 있거나 절반 쯤 입주해 있는 오피스 건물들이 리포지셔닝의 좋은 후보들이다. “이 건물들은 폭락 전과 비교하면 가치가 절반 정도로 떨어져 있다. 좋은 가격에 기존 건물을 사서 이것을 업그레이드 해 좋은 렌트를 받는다면 새로 짓는 것 보다 지출을 줄이는 것”이라고 콘은 말했다.
투자기금을 운용하는 햄프셔 개발회사는 투자가들을 위해 바로 이런 기회를 찾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가 설명했다. 센트라는 이런 개념에 꼭 맞는, 개발권이 사용되지 않은 완벽한 투자 매물이었다. 이 건물은 완벽한 변신을 한 후 올 연말 재개장 할 예정이다. 햄프셔는 이와 함께 이곳에 총53만5,000평방피트의 오피스건물 3동과 2개의 파킹장을 신축할 계획으로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개발업자들은 낡은 건물을 유지하기 보다는 이를 허물고 새로 짓기로 할지 모르지만 업그레이드는 몇 가지 이유에서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첫째는 골조만 남겨 놓는다 해도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것보다 비용이 덜 먹힌다는 것이다. 햄프셔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은 센트라 빌딩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물의 기본 골격만 해도 가치가 있다. 이것만 살려 지어도 약 500만달러의 절약 효과가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런 절약 효과가 미미하다 해도 건물을 살려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신축을 할 경우 개발회사는 건물에 딸려 있는 개발권을 잃게 된다. 또 그린 빌딩 평가기관들은 신축보다 단장을 환경 친화적인 것으로 선호한다. “지속가능성은 이 비즈니스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런 노력은 경제적으로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햄프셔 관계자는 말했다. 콘은 새로 단장하는 센트라 빌딩이 미국 그린 빌딩 위원회로부터 은 혹은 금 인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545 매디슨 애비뉴 건물의 소유주는 건물을 완전히 뜯어 고치는데 9,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프로젝트는 1950년대 지어진 C급 빌딩을 헤지펀드 회사들에 매력적인 A급 오피스 타워로 탈바꿈 시켰다. 부동사 투자 및 개발회사인 LCOR이 처음으로 실시한 대대적인 재단장 프로젝트였다. 2006년 이 건물 부지에 대해 75년 리스계약을 맺었을 때 렌트비는 평방피트당 30달러가 안됐으나 지금은 75달러이다.
이 회사는 최근 헤지펀드사인 CS 탱 등 5개 회사와 리스계약을 맺었다. LCOR의 관계자는 “우리가 인수했을 때 보다 건물의 가치가 올랐음은 물론”이라고 말했다. LCOR은 신축했을 경우 보다 비용을 절감했는데 전문가들은 절약 액이 평방피트당 50달러에서 100달러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축 시 건물 철거에 따른 1년에서 18개월까지의 시간 지연을 피할 수 있었다.
545 매디슨 애비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06년 이 건물을 인수할 당시 대부분 테넌트들의 리스계약이 일률적으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테넌트들이 있는 가운데 공사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비용과 위험이 높아진다. 공시 기간 중 다른 공간으로 옮겨 가야 하고 공사는 느린 속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건물의 뼈대가 튼튼하며 기본 토대가 잘 유지돼 있고 건평이 괜찮다면 이런 건물들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LCOR 관계자는 말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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