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커뮤니티 함께 ‘지역최대 명절잔치’
퀸즈한인회와 중국상인번영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루나 뉴이어스 데이(설날) 퍼레이드’가 지난 2월20일 플러싱 다운타운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졌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하용화 뉴욕한인회장, 김근옥 퀸즈한인회장과 피터구 뉴욕시의원, 그레이스 맹 뉴욕주 하원의원, 키어스턴 질리브랜드 뉴욕주 상원의원등 지역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선두를 이끌었다. 이날 퍼레이드 행렬에 참가한 한인단체는 모두 50여곳, 600여명에 달하는 한인들이 참가해 지난해의 400여명보다 50% 이상 늘었다. 이날 거리에는 뉴욕시경(NYPD) 추산 5,000여명의 인파가 운집했고, 퍼레이드가 끝난 뒤 한인들은 아리수 식당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선보인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며 무료떡국 나누기 행사를 가졌다.
지난해(2009년)는 1월31일 킌즈한인회가 주최한 ‘2009 우리설 대축제’의 한부분으로 퍼레이드가 열렸다. 한중 합동으로 열린 연례 퍼레이드는 플러싱 109경찰서 앞을 출발, 유니온 스트릿, 샌포드 애비뉴, 키세나 블러버드, 메인 스트릿, 루즈벨트 애비뉴 등 플러싱 도심을 관통하는 코스를 돌았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54개 한인단체와 400여명의 한인들이 참가했다. 퍼레이드 선두는
그랜드 마샬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을 비롯, 이세목 뉴욕한인회장, 김근옥 퀸즈한인회장, 잔루 뉴욕시의원, 피터구 중국상인번영회장, 그레이스 맹 뉴욕주 하원의원등이 이끌었다. 블룸버그 시장은 인사말에서 "플러싱은 다양성의 상징인 뉴욕의 표본"이라고 말하고 아시안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8년의 퍼레이드는 2월9일 한인과 중국인을 비롯해 다양한 민족이 참가해 예년보다 풍성하게 치러졌다. 총 2만여명이 참가한 퍼레이드는 오전 10시30분 109경찰서 앞에 설치된 폭죽이 화려하게 터지면서 시작됐다. 20여명의 그랜드 마샬과 함께 뉴욕시경 기마대와 군악대가 행렬을 이끌었다. 20여대의 꽃차가 등장, 플러싱 일대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한국 풍물패는 퍼레이드 내내 흥겨운 가락을 선사했고 30여명으로 구성된 영스태권도 시범단은 한국 태권도의 묘기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중국 행렬이 먼저 출발하면서 사자춤, 용춤 등 중국 전통무술의 시범을 보였다. 이 에스터 플러싱 한인회장은 "지난해 보다 많은 단체들이 참가해 보다 큰 규모로 열렸다. 특히 한인교회들이 참석이 지난해 보다 두드러졌다. 총 2천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했다."며 만족해 했다.
행사 선두를 이끈 그랜드 마샬에는 이 에스터 회장, 이세목 뉴욕한인회장, 김경근 뉴욕총영사 등 한인들이 나섰고 게리 애커맨 연방 하원위원, 엘렌영 뉴욕주 하원의원, 잔류 뉴욕시의원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에스터 회장은 행사가 끝나고 총수입 3만7,720달러에서 지출 3만5780달러를 제한 1439달러의 잔액이 이월됐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날을 맞아 플러싱 커뮤니티의 최대행사로 자리잡은 이 한중 합동 설날 퍼레이드는 지난 1991년부터 연레행사로 플러싱 일대에서 펼쳐져 이제는 지역사회의 명물이 되었다. 초창기에는 퍼레이드의 명칭이 각기 달랐다, 한국측은 음력설 퍼레이드, 설날 퍼레이드 등 나름대로의 명칭을 사용한데 반해 중국계는 ‘차이니스 뉴이어스 데이 퍼레이드’로 플래카드를 제작해 통일된 명칭을 사용하지 못했다. 한국측은 플러싱 한인회가 주최가 되었고 중국계는 중국상인번영회가 주축이 되었다.
양측은 퍼레이드 몇개월을 앞두고 준비 모임을 가지면서 상호 협력을 다짐한다. 퍼레이드 순서와 코스, 그랜드 마샬 선정, 꽃차 배정 등을 하면서 자기주
장을 펴기도 하고 양보도 한다. 퍼레이드 출발 순서는 격년제로 한중이 번갈아가며 순서를 바꾼다. 그렇게 행사의 줄거리가 결정되면 주최측은 후원의 밤 행사를 열어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조달한다. 그리고 한인사회의 협조를 요청한다.
언어만 다를 뿐 문화와 음식 등이 낯설지 않아 이 지역에서 어느 타민족보다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중 커뮤니티는 이제까지 퍼레이드를 놓고 잡음을 만든 적이 없다. 다만 1998년에 이르러 그 명칭을 통일하면서 약간의 의견충돌이 있었지만 그것도 서로 양보한 끝에 절충이 잘 이루어졌다. 그때까지 ‘차이니스 뉴 이어스 데이’를 고집해오던 중국계에 ‘루나 뉴이어스 데이’로 통일할 것을 한국측이 제안했던 것. 이 제안을 받은 중국계 내부에서는 의견이 두 갈래로 나뉘어졌다.
타 지역에서의 전례 등을 들어 통곡을 하면서 반대하던 측이 있었고 두 민족간 행사이니만치 통일된 명칭이 필요하다는 측이 팽팽히 맞섰으나 결국 대륙성 기질로 양보한 측에 눌려 그해부터 ‘루나 뉴이어스 데이 퍼레이드’로 공식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때 뉴욕시와 각 보로청, 시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고 커뮤니티 보드7을 움직여 ‘루나 뉴이어’로 접점을 찾는데 성공한 홍종학, 변천수 등 전직회장들의 노력이 빛났다. 이후로 한중 합동 ‘뉴이어스 데이 퍼레이드’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종무<언론인. 한국 국사편찬위원회 해외사료 조사위원>
90년대초 퍼레이드
금년 설날 퍼레이드
번성했던 플러싱 한인타운
90년대이후 중국계에 밀러
한중 퍼레이드는 이 지역 최대 거주그룹인 한중간의 협력시대를 맞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중간 연대로 이어지면서 이 지역에서 아시안의 우위를 점하는데 공헌하고 있지만 상권 경쟁에서는 한인들이 밀리는 형국에 있다. 지난 1970년대 중반 뉴욕시에서 가장 붐비는 상가중의 하나인 플러싱 메인스트릿에 먼저 진출했던 한인상인들이 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중국인들에게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했다. 한인들 보다 좀 늦게 이 지역에 진출한 중국상인들은 주로 대만계 중심이었으나 90년대초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수많은 홍콩계 상인들이 물밀듯 밀려오고 본토 출신 이민이 늘어나면서 그들 커뮤니티 구성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플러싱에 제2의 차이나 타운을 형성한 그들의 막강한 자금력과 본 머천트(타고난 상인) 상술에 경쟁력을 잃은 한인 상인들이 유니언 상가를 거쳐 노던 블러버드를 타고 동진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베이사이드와 리틀넥 까지 연장되면서 새로운 상가를 개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권뿐 아니라 정치력 면에서도 현재로선 이 지역에서 중국계가 단연 우세한 편이다. 뉴욕시
감사원장으로 승격된 잔류 시의원, 지미 맹 뉴욕주 하원의원, 엘렌 영 하원의원,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 피터구 뉴욕시의원 등을 배출한 반면 한국계 후보들의 도전은 번번이 좌절되고 말았다. 그와같이 우세를 점한 중국계의 진출에 대해 홍종학 전 회장은 지난 20년간 인구면에서 한인들이 따를 수 없는 중국계의 인구 신장이 있었다고 말한다. 한국인은 매년 2만명선의 이민쿼터를 갖고 있는데 비해 중국계는 한해 5만7천명의 합법적인 이민쿼터를 갖고 있고 그들의 대부분이 제2의 차이나타운이 되어버린 플러싱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니온 한인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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