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진<뉴잉글랜드 한국학교>
“너 중국인이니?” 하면서 묻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당당히 중국사람이 아닌 한국사람이리고 자랑스럽게 대답한다. 하지만, 몇 년전 만해도 이런 질문들이 불편할 때도 있었다. 나는 미국에서 십년을 넘도록 살았고 미국의 생활방식들을 닮아 왔지만, 나는 미국인 친구들과는 생김새도, 집에서 쓰는 언어도 다르다. 또, 어릴 때부터 점심을 싸가면 땅콩버터와 쨈을 바른 샌드위치를 먹는 친구들과는 아주 다른 밥과 반찬을 먹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나도 그냥 샌드위치를 점심 때에 싸오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던 적도 있다.미국에서 다른 민족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때론 친구들이 착하게 대해줘도 왕따라는 느낌이 들고 마음과 생각이 혼란스러워질 때도 있었다.
약 2년 전 아빠께서 한국에 출장을 다녀오셨다. 나는 이때에는 미국 팝음악을 많이 들었고 한국어를 쓰기 싫어했다. 한국어 발음도 잘 하고 단어도 꽤 알았지만 엄마께서 나에게 무엇을 물어볼 때면 한국어로 대답할 수 있어도 항상 영어로 대답을 했다. 아빠께서 출장에서 돌아오실 때 내게 두 장의 한국 팝노래 CD들을 선물해 주셨다. 이 두 장의 음악 CD로 인해 나는 한국음악에 관심을 가졌고, 따라서 드라마까지 보기를 시작했다. 이전에는 나는 미국인으로서 내 정체성을 만들어 가려고 한국어를 쓰지 않고 영어로만 말하곤 했었다.내가 한국인이고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싫었고 부끄러웠다.
처음에는 한국 음악이 좋고 드라마들이 재미있기 때문에 듣고 보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결국 그 노래와 드라마의 얘기 뿐만이 아니라, 언어와 한국인의 생각들과 방식들이 우리 집에서 쓰는 방식과 언어와 비슷했기 때문에 나는 그런 한국적인 문화류를 찾았다. 미국에서 소수인 한국인으로서 살면서 우리 집에서 쓰는 언어와 생활방식들은 내 친구들과는 너무 달라서 나만 혼자 다르다고 생각했었지만 이런 드라마들을 통해서 나는 내 삶과 동일한 점들을 찾을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한국에 사는 나같은 학생들의 삶을 보면서 나는 미국에서는 훨씬 더 편하게 산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해 봤다. 나는 미국에서 자라고 공부를 해왔지만, 내가 태어나고 생김새가 닮은 나라는 한국이다. 내 정체성에게 두 나라는 필수적이지만 그래도 내 모국과 내 생각들이 점점 닮아가는 나라는 한국이 되었다. 그렇다고 내게는 미국에서 배워온 생각과 방식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내 뿌리는 한국이고 나는 내가 닮고 이제는 자랑스러워진 한국을 택했다. 이렇게 나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해 본 후에 나는 미국에서 사는 한국인으로서 확신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자신감도 생겼다.
이제는 많은 나라들의 친구들과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나누면서 내가 선택한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살아가고 미래에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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