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었던 동업자가… 매니저가… 수십만달러 빼돌려
일부 업체 파산·폐업까지
LA 다운타운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이모(53)씨는 최근 동업자와의 갈등으로 죽을 맛이다. 매출이 수백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사업을 확장했는데 지난 10년간 동업자로 믿고 일해 온 친구가 지난 수개월 간 회삿돈을 몰래 빼돌려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
이씨는 “친구가 거래처 수금 등 회계 관리를 도맡아 왔는데 알고 보니 빠져나간 물량의 일부 수금액을 자신의 계좌에 몰래 입금해 왔다”며 “‘주식이 폭락해 재산을 많이 잃어 어쩔 수 없었다’며 호소하는 친구의 말에 원금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눈감아주기로 했지만 이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의류업체를 운영해 온 또 다른 한인 김모씨도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매일 매상을 확인해 건네주던 매니저가 하루는 당일 거래된 금액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했다는 것.
김씨는 “매니저가 이를 빼돌렸다는 확신이 갔지만 그를 해고시키고 법정 소송으로 가는 것이 더 금전적 피해가 크고 힘들 것 같아 그만뒀지만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불경기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이처럼 다운타운 자바업계에서 동업자들간 회사 돈 빼돌리기로 인한 갈등이나 직원들의 자금 횡령문제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게에 따르면 의류업체 직원들 중 일부가 물품 배달 때 주문된 것보다 더 많이 선적한 뒤 남은 물량을 빼돌려 제3자에게 3분의1 가격에 판매하거나 회계담당 직원이 수금 영수증을 없애고 매출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수법이 자주 이용되고 있다는 것.
특히 일부 업체들은 수십만달러의 피해를 당해 아예 문을 닫거나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으나 상당수는 피해 업주들이 이를 신고하거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무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피해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인의류협회 케니 박 회장은 “최근 한 회원 업주는 직원이 30여만달러를 빼돌려 도망가는 바람에 파산 신청을 했고 또 다른 회원 한 명은 역시 직원이 50만달러를 횡령해 문을 닫았다”며 “상당수의 한인 업주들이 이를 알고 있지만 경찰에 쉽게 신고를 하지 못하고 소송도 비용과 절차 등 문제로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A경찰국(LAPD) 사기전담반 관계자는 “LA 다운타운 의류업계에서는 상당수의 사기 및 횡령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피해액이 수천달러에서 많게는 백만달러 이상에 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문제는 일부 피해 업주들이 세금문제 등 때문에 신고를 꺼려한다는 사실인데 신고 없이는 수사가 안돼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승진 기자>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의 모습. 사진은 기사내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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